축구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김민재(26)가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다시 깨달았다.
김민재는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한 후 폭탄 발언을 했다. 콜롬비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힘들다.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진 상태다”라고 했다.
이어 “당분간...당분간이 아니라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이적설 때문이 아닌 그냥 축구적으로 힘들다.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와는 조율이 된 건 아니다. 여기까지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논란은 엄청나게 커졌다.
예상 못한 이야기에 주변 인물도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협회 관계자는 “김민재가 월드컵 이후 힘든 감정을 토로한 것은 사실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4월에 유럽을 돌면서 선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아직 은퇴 여부는 모른다”고 전했다. 김민재 에이전트 측 또한 “선수와 자세하게 대화를 해봐야 한다”며 같은 입장이었다.
해당 인터뷰를 접한 축구 팬들은 분노했다. 손흥민(토트넘)·이재성(마인츠) 등 오랜 기간 유럽에서 활약하며 대표팀을 오간 선수들도 하지 않았던 불평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유럽파가 된 김민재가 했다는 게 핵심이다.
김민재는 다음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김민재는 “우선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 팬분들 죄송합니다.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글을 올립니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멘탈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이런 것들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 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사죄로 사건은 일단락됐으나 국가대표의 무게감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는 김민재다.
경기뿐 아니라 ‘인터뷰에서도 국가대표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김민재의 활약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과 응원이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상황에서 팬들의 지지를 뒤로 하는 경솔한 발언이었다.
더욱이 김민재는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병역 면제는 유럽 빅리그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방아쇠가 됐다. 이제는 나폴리를 넘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까지 김민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가대표 ‘특혜’가 없었다면 일어나기 쉽지 않은 현상이다.
지금의 ‘나폴리 김민재’에 ‘국가대표 자격’이 더해준 영향력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국가대표의 의미를, 태극마크의 책임감과 특권을 되새겨야 한다.
[김민재·김민재의 사과문. 사진 = 마이데일리 DB·김민재 SNS 캡쳐]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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