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해설위원 비판 "KFA 기습 사면, 팬 등지고 제 밥그릇 챙기기"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KFA)의 '승부조작범 사면'에 반기를 들었다.

박문성 위원은 30일 YTN 뉴스에 출연해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FA가 이사회를 열었다.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KFA는 28일 “사면 대상은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다.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문성 위원은 “2011년 승부조작 사건은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악의 일이었다”면서 “팬들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예측 불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승부조작은 팬들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를 없애는 것이다. 승부조작은 스포츠에서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FA가 이들을 사면한 게 문제다. 한국-우루과이 국가대표 경기 킥오프 1시간 전에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절차도 형편없다. 이사회의 어처구니없는 결정 뒤에는 무언가 있다. 누구의 이득으로 귀결되는지 봐야 한다. KFA는 축구팬들을 등지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쁘다”고 지적했다.

KFA는 사면 대상자 명단 공개 요구에 묵묵부답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명단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문성 위원은 “밝히지도 못할 이유로 사면하고, 팬들에게 이해해달라고 주장한다. 사면하고 싶으면 공개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결국 KFA는 30일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징계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해 31일 오후 4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임시 이사회는 이번 결의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신속한 재논의를 위해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이사회 재심의 소식을 들은 박 위원은 “KFA는 자기 발에 자기가 걸린 모양새다. 팬들의 반발은 합당하다. 축구의 근간을 뒤흔들고, 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대통합하면 안 된다”면서 “최근 흥행을 이어가는 K리그 열기에 KFA가 찬물을 끼얹어 뼈아프고 속상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문성, KFA 이사회. 사진 = 박문성 해설위원·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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