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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이달 과천 서울경마공원에 경주마 전용 말 수영장이 개장했다.
한국마사회는 서울과 부경 경마장에 총 3개소 말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직 말만 이용할 수 있는데 작년 한 해에만 1352두 경주마가 6만회 이상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비결은 바로 말 수영의 훈련과 재활치료 효과에 있다.
수중치료는 관절이나 근육, 인대 등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환자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치료법이다. 부력을 통해 관절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물의 저항력을 활용해 심폐지구력 향상과 근력 발달의 효과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마사회는 일찍이 1987년 말 수영장을 개소해 겨울철을 제외한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며 경주마들의 수중재활 및 훈련을 돕고 있다. 다리근육과 관절이 곧 생명인 경주마들에게 다리 부상은 조기은퇴로 이어질 정도로 치명적이다. 관절이나 인대 등 부상으로 지상훈련이 어려운 경주마는 수영으로 부상 주변조직을 강화할 수 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근육 및 심폐 훈련을 할 수 있어 컨디션 조절을 통한 조기복귀에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상당한 말만 수영장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더 빠르고 강한 경주마를 육성하기 위한 트레이닝 방법으로도 수영이 인기다. 말 수영장의 깊이는 3.3m로 말의 키보다 훨씬 깊다. 물속에 들어간 말들은 수압으로 인한 흉곽압박으로 지상보다 더 강하게 호흡하게 되는데 이로서 심폐능력 향상을 얻을 수 있다.
수영 시 지상훈련에서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사용해 균형 잡힌 근육발달로 지구력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지상훈련 후 인대의 열감을 낮춰주는 냉찜질과 같은 효과를 수영으로 얻을 수 있으며 어린 경주마들의 성장촉진과 체중관리에도 효과가 있다.
말 수영은 해외에서도 활용하는 훈련법이다. 과거엔 전쟁을 대비해 군마들의 능력향상을 위해 이루어졌지만 20세기에 들어 해안가 수영훈련을 받은 경주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수영훈련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말 수영장 이외에도 수중 워킹머신이 등장해 치료를 위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마사회는 경마정보 홈페이지와 경마정보지를 통해 각 조교사 및 마필별 수영훈련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경마팬들은 이를 통해 경주마의 컨디션과 운동량을 엿보고 경주결과를 예측하는 하나의 척도로도 활용한다.
실제로 수영훈련이 경주 성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다. 하지만 올해 가장 적극적으로 수영훈련을 진행 중인 48조 이준철 조교사는 공교롭게도 최근 1년간 승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준철 조교사는 “지금은 은퇴하신 김대근 조교사님 수영훈련 노하우를 이어받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경주마 심폐지구력 향상에 특히 도움이 되고 여름철 폭염 속 컨디션 조절에도 탁월하지만 체질적으로 수영이 맞지 않는 말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에 수영훈련에 적합한지 빨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영훈련의 효과와 유의점을 밝혔다.
[사진 = 한국마사회]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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