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은 1일 한화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일명 ‘오타니 계획표’로 불리는 만다라트 계획표를 공개했다. 만다라트 계획표는 이루고자 하는 핵심적인 목표를 설정해 정중앙에 기입한 뒤, 세부적인 목표를 8가지 설정한다. 그리고 그 세부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다시 8가지로 나눠 설정한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고교 시절 세워놓은 만다라트 계획표가 크게 화제가 됐다. 실제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만다라트 계획표대로 잘 풀린 대표적 케이스다.
그렇다면 키움은 만다라트 계획표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2023시즌 목표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시즌이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인 건 사실이다. 그에 맞춰 외부 FA, 방출생 등을 영입해 전력 보강까지 부지런하게 했다.
키움이 설정한 핵심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우승을 위해 기본기, 히어로즈, 타자, 팀워크, 도전, 가을야구, 투수, 팬으로 8가지 키워드를 설정했다. 그리고 키움 선수들이 직접 8가지 키워드의 세부 키워드를 설정했다.
타자 항목에선, 이정후와 김혜성이라고 적었다. 실제 이들이 타선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들인 건 맞다. 이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 키움 타선의 생산력이 좋아질 수 없다. 여기에 안타, 선구안, 밸런스, 체력, 수비, 홈런이 적혔다. 야수가 공수에서 제 몫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투수 항목에선 에이스 안우진이 빠질 수 없었다. 구위, 유연성, 구속, 제구, 마인드 컨트롤, 변화구, 밸런스가 적혔다.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히어로즈 항목에선 홍원기 감독과 함께, 에너지, 젊음, 근성, 투혼, 원팀, 페어플레이, 가능성이 적혔다. 히어로즈 특유의 컬러를 발휘해 정상까지 가자는 의미다.
이밖에 많은 내용이 기입됐다. 가장 놀라운 건 팬 항목이다. 팬들의 응원과 사랑 없이 프로가 있을 수 없다. 구단이 팬들의 힘으로 돌아가고, 거기서 연봉이 나오는 걸 잘 알고 있다. 키움 선수들은 팬들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긴다. 팬 항목에 응원, 약속, 감사, 소중함, 믿음, 사랑, 감동, 열광이 적혔다.
요즘 어느 구단 선수들이든 사인이나 구단 유튜브 및 SNS 등 팬들과 스킨십을 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임한다. 키움 역시 마찬가지다. 고척돔 지하주차장에선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미니 사인회’가 열린다. 기자가 2022시즌 키움 홈 경기 취재 후 퇴근하다 우연히 멀리서 바라본 한 선수는 팬에게 사인과 사진촬영을 정성스럽게 해준 것도 모자라 해당 팬의 짐까지 들어줬다.
선수들의 이런 진심이 모여 프로스포츠의 주인, 팬들의 지지를 받는다. 선수들도 팬들의 사랑을 먹고 힘을 낸다. 키움이 올해 우승을 설령 못하더라도, 만다라트 계획표에 적은 팬들에 대한 진심만큼은 변하지 않으면 좋겠다.
[키움 선수들(위, 가운데), 키움의 만다라트 계획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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