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개막전 홈 맞대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12-10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새롭게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개막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KBO 역대 28번째 사령탑이 됐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두산은 경기 초반 3점의 리드를 잡았으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갑작스럽게 흔들리더니 4회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불펜을 가동햇으나, 5~6회 연이어 실점이 나오면서 경기의 흐름이 롯데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부 예측은 쉽지 않았다.
두산은 7회 '4번 타자' 김재환의 홈런을 포함해 5득점의 빅이닝을 통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8회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그리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끝에 연장 11회말 9-10으로 뒤진 상황에서 호세 로하스가 끝내기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4시간 43분의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엽 감독은 1일 경기가 끝난 뒤 '첫 승리구'를 로하스에게 주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로하스의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이자, 끝내기 홈런 타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고 돌아 이승 엽감의 첫 승리구이자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공은 사령탑에게 돌아갔다.
이승엽 감독은 2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어제(1일) 공은 로하스가 가져갔느냐'는 질문에 "로하스가 '본인은 첫 안타 공을 받았다'며 매니저를 통해 공을 내게 줬다"며 "케이스에 넣어서 공을 줬는데, 아주 감사히 잘 받았다. 나는 정말 공을 주려고 했다. 진심이었다. 하지만 공이 내게 왔으니 소중히 잘 간직하려고 한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계속해서 이승엽 감독은 "사실 나도 속으로는 공이 갖고 싶었지만, 선수가 가져가는게 맞다. 그러나 로하스가 내게 공을 건넸고, 감사히 받았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감독, 지도자가 된 후의 첫 승리이자 개막전이었기 때문에 내게는 아주 의미가 있다. 어제는 정말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1일) 경기를 통해 이승엽 감독은 많은 것을 느꼈다. 사령탑은 "선수들이 정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줬다. 어제 경기를 통해 느낀 것은 '경기 후반 5점 차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겠다'는 것이다. 다음에 끌려가는 경기가 나오더라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개막전과 달리 라인업에 미세한 변화를 줬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호세 로하스(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의지(포수)-김인태(우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이유찬(유격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승엽 감독은 "어제 (강)승호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편한 상황에서 치라는 의미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1일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 앞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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