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코믹스러운 아랍왕자의 외양으로 여래에게 점점 더 집착하는 조나단 역의 이선균이 HOT의 ‘행복’을 부르는 대목은 그야말로 빵 터진다. 이하늬는 발연기부터 삽질까지 엉뚱한 몸짓에 우스꽝스러운 춤과 노래까지 척척 소화해낸다. ‘극한직업’에서 알 수 있듯, 공명은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를 진지하게 연기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작곡가 달파란과 안무가 모니카의 콜라보레이션은 신박하고 신선한 조합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한다.
이원석 감독은 2013년 ‘남자사용설명서’로 재기발랄한 능력을 뽐냈다. 10년 후에 그의 독특한 상상력은 더 자유분방하게 만개했다. 늘 당하고만 사는 여성(여래)과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루저(범우)가 연합을 이뤄 권력과 재력을 양손에 쥐고 흔드는 조나단의 기득권을 전복하는 병맛의 통쾌함까지 담아냈다. ‘킬링 로맨스’는 취향을 타는 영화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영화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부담없이 즐길만한 재미를 갖췄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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