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12일 첫 방송된 '보라! 데보라'는 최강 연애 코치 데보라(유인나)가 보고, 듣고, 말하고, 겪은 현실 연애담은 시청자들의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방송은 데보라의 달콤한 일상으로 시작했다. 세련된 비주얼에 똑 부러지는 입담을 지닌 데보라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워너비 셀럽'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완벽한 스펙에 훈훈한 비주얼까지 장착한 연인 노주완(황찬성)은 데보라의 삶에 있어 방점과도 같았다. 사람들 앞에서는 "연애의 목적은 결혼이 아니다. 현재 후회 없는 연애를 하고 있는가"라고 말하고 다니는 데보라였지만, 데보라 역시 노주완과의 결혼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지인 커플의 모임에서 '올해 안에는 결혼하겠다'라던 노주완의 선언을 계속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3주년 기념일에도, 노주완의 프러포즈는 없었다.
데보라는 사랑의 전략을 개시했다.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연애에 대한 거의 모든 것'에서 사연을 소개하던 중, 노주완을 연상시키는 사연 속 남자에게 "작고 반짝이는 것을 건네며 '나랑 결혼해줘'라고 안 하면 절대로 결혼할 수 없어요"라며 연애 코칭을 빙자한 속마음을 드러낸 것. 그러나 정작 그 말을 듣고 반응한 이는 따로 있었다.
도서 출판 진리의 기획자 이수혁(윤현민)이 마치 자신을 그려놓은 듯한 사연과, 자신을 저격하는 데보라의 말에 따끔함을 느낀다. 사실 그즈음 이수혁은 데보라의 존재를 크게 의식하고 있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데보라가 새 출판사를 물색 중이라는 정보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수혁은 연애에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보라에게 적지 않은 반감을 느꼈다. 이수혁은 "감정에 솔직하고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진짜 연애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상상에 빠져 있던 데보라에게 이수혁은 들으라는 듯 "애초에 용도가 없는 게 반지인데, 목적은 필요한가 보죠?"라고 말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데보라 역시 지지 않고 "그렇게 뭘 몰라서 연애가 잘 되겠어요? 내일 그대로 환불하러 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복수처럼 데보라가 끼고 있는 반지를 사겠다고 나선 이수혁의 돌발 행동에는 그저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곧 친구 이유정(박소진)이 백화점에 결혼반지를 사가는 노주완을 목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느덧 눈앞에 성큼 다가온 해피엔딩에 데보라가 기뻐하는 동안, 데보라의 반지를 가져간 이수혁에게는 새드엔딩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수혁은 연인 유리에게 줄 반지를 꺼내 보이지도 못한 채 이별 통보를 받았다. 유리는 마음 표현을 하지 않던 이수혁을 두고 "오빠 진짜 나빠. 곁에 있는 사람 초라하게 만들어"라며 오랫동안 앓았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결국 이수혁은 어떤 변명도 하지 못한 채 헤어짐을 맞이해야 했다. 오랜 연애의 끝자락, 새로운 페이지를 앞둔 데보라와 이수혁의 모습은 이어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인다.
'보라! 데보라'는 현실적인 연인들의 모습, 연애라는 한 단어로 풀어낼 수 없는 복잡미묘한 관계와 그 내밀한 사연들은 보는 이들의 과몰입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 중심에 선 유인나는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코믹을 넘나드는 연기로 데보라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나쁜 남자의 정석 이수혁으로 분한 윤현민 역시 설렘을 자극했다. 여기에 한상진으로 분해 윤현민과 티키타카를 펼친 주상욱과, 노주완으로 유쾌한 재미를 더한 황찬성, 찐친 텐션을 발휘한 이유정 역의 박소진까지 개성 충만한 캐릭터들을 재치 넘치게 풀어낸 배우들의 열연이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한 끗 어긋난 첫 만남으로 서로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데보라와 이수혁이다. 이수혁은 쓰라린 연애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지만, 아직 데보라에게는 마지막 장이 남았다. 연애서를 중심으로 얽혀들 것을 예고한 두 사람이 써 내려갈 이야기가 어떤 모습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보라! 데보라' 2회는 13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보라! 데보라'. 사진 = ENA 방송 화면]
노한빈 기자 1bea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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