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그라운드에는 훈련 장비만 설치되어 있을 뿐 LG 선수들이 보이지 않았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LG는 전날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와 경기를 치른 뒤 늦은 새벽 서울에 도착했고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야외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투수들만 외야에서 간단한 러닝과 롱 토스만 할 뿐 야수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LG 선수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건 이천웅 인터넷 도박 사건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LG 트윈스는 14일 "최근 KBO가 검찰에 수사의뢰한 인터넷 도박 사건에 이천웅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과 관련해 수차례 면담과 자체조사를 진행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이천웅이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LG 선수들은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은 고참 선수가 불법 도박에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LG 구단은 실내 훈련으로 대처하며 선수들의 멘탈 잡기에 나섰다는 말도 들린다.
오후 4시경 두산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왔지만 여전히 야구장은 텅 비어있었다. 두산 선수들은 아무도 없는 야구장이 어색한 지 웅성거리며 스트레칭을 위해 외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LG는 지난 2012년에도 투수 박현준이 '경기 조작'에 가담한 것이 드러났지만 끝까지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했다. 이번에도 비슷하다. 이천웅도 완강히 부인하다 궁지에 몰리자 해당 사실을 털어놨다. LG는 11년 전 악몽이 잊혀지나 했지만 되살아났다.
한편 14일 잠실야구장에서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잠실 한 지붕 두 가족 라이벌 전이 예정되어 있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사령탑이 바뀌며 염경엽 감독과 이승엽 감독의 맞대결로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을 경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천웅 불법 도박 사태에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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