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고영표는 홈런 1위 양석환을 상대할 때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소를 띠며 편하게 던졌다. 특히 체인지업의 위력은 대단했다. 흔히 긁히는 날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알고도 못 치는 '마구'라 부른다. 13일 경기가 그랬다. 그는 체인지업 구속을 조절하며 던질 줄 아는 투수다. 139km 투심을 바탕으로 120km대부터 최대 구속 133km까지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는 체인지업은 타자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위력적인 이유는 타자가 치려는 순간 시야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이 마치 포크볼처럼 떨어진다. 속도 조절까지 가능한 포크볼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효과적이다.
고영표를 상대하기 전까지 올 시즌 양석환의 페이스는 놀라웠다. 잠실야구장 담장도 쉽게 넘길 수 있는 파워로 'FA 로이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시즌 40홈런도 가능한 놀라운 수치였다. 벌써부터 그를 예비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라고 부른다.
사실 양석환은 LG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뒤 2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내며 이미 파워는 입증된 선수다. 하지만 정확도가 문제였다. 지난 2021년에는 타율 0.273으로 비교적 괜찮았지만 지난해에는 타율 0.244로 확실한 약점을 드러냈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무시무시한 활약을 하고 있던 양석환이지만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혀를 내둘렀다. 양석환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고영표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최고의 체인지업이라 인정했다.
[KT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계속해서 '트리플 엑셀 스윙'을 한 두산 양석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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