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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방명록 작성을 두고 일부 친야(親野) 성향 네티즌들이 딴지를 걸고 나섰다.
김건희 여사가 백악관 관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면서 윤 대통령 아래로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라고 적어서다.
이들은 "김건희는 왜 이름을 적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맞선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들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도 방명록에 이름을 올렸던 사실을 꺼내 들며 엄호했다.
한경닷컴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 행사에 참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거주 공간이기도 한 관저로의 초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환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 양국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부터 국정 철학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하고 넓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후 질 바이든 여사는 트위터에서 김건희 여사를 "나의 친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여권 관계자는 "여사 특유의 자연스럽고 털털한 성격이 (바이든 여사와) 통한 것 아니겠나"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이날 백악관 블루룸에서 작성한 방명록이 때아닌 논란을 빚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남긴 뒤 하단에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이어 김건희 여사도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라고 썼는데, 이를 놓고 일부 친야 성향 네티즌들이 "대통령이 2명이냐", "김건희는 왜 이름을 적냐", "김건희는 왜 숟가락 얹냐" 등 비판을 제기한 것.
실제로 같은 정치 성향을 가진 네티즌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의 방명록 사진을 끌어온 게시물들이 다수 확인됐다.
이들은 "이거 진짜냐", "방명록에 대통령 부인이 서명하는 경우가 있냐", "나대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아니지 않냐", "합성 아니고 진짜인가", "진짜 기가 찬다" 등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김통령'(김건희+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쓴 댓글도 여럿 보이는데, 이는 "국가서열 제1위는 김건희"라는 민주당 정치인들(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장경태 최고위원, 우상호 의원 등)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에 친여 성향 네티즌들은 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도 과거 방미 중 작성한 백악관 방명록에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엄호에 나섰다.
실제로 당시 청와대가 공개한 문 전 대통령 부부의 2017년 7월 1일 자 백악관 블레어하우스 방명록을 보면 문 전 대통령은 "보람 있는 회담이었습니다. 편하게 잘 머물다 갑니다.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윤 대통령의 방명록과 동일하게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김정숙 여사는 문 전 대통령 이름 아래로 바로 자신의 이름을 직접 적었다.
대통령은 아니지만, 지난해 1월 대선 기간에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씨는 봉하마을에 찾아가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을 남기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의 배우자’라는 문구를 써넣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는 4월 한 주에만 7개의 외부 행사에 참여하고 5일 연속 단독 행보를 하는 등 외부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몇 명인지 모르겠다. 윤 대통령 한 사람이 맞냐"(고민정 최고위원)는 비판이 나왔다. 여당에서는 김 여사가 외부 일정이 주로 약자들을 향한다는 점을 들어 옹호하고 있지만, 김 여사가 당초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만큼 그의 외부 활동은 좀처럼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김건희 여사의 외부 활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00명에게 '김 여사의 최근 외부 활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냐'고 물어 지난 27일 공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5.4%(매우 잘함 19.5%, 잘하는 편 15.9%)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61.0%(잘못하는 편 9.3%, 매우 잘못 51.7%)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5%였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도 61.9%였는데, 김 여사에 대한 평가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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