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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도루왕은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타격 성적 자체가 ‘MVP 모드’이기 때문이다.
아쿠나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1득점했다. 올 시즌 성적은 41경기서 160타수 55안타 타율 0.344 9홈런 25타점 37득점 17도루 출루율 0.436 장타율 0.588 OPS 1.024.
배지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아쿠나와 내셔널리그 도루왕 레이스를 펼친다. 배지환은 14도루로 아쿠나를 3개 차로 추격 중이다. 재즈 치좀 주니어(마이애미 말린스)와 함께 공동 2위. 아쿠나는 17도루로 내셔널리그 1위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2위.
아쿠나는 14일 토론토전서 2개의 도루를 기록한 뒤 2경기 연속 침묵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이 부분을 주목하는 시선은 전혀 없다. 아쿠나가 도루왕이 문제가 아니라, 내셔널리그 MVP 모드이기 때문이다. 실제 4월 MLB.com 모의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리그 최정상급 페이스를 보여준다. 최근 2경기 연속 도루가 없었지만, 2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담장을 넘기고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으니, 도루를 할 필요가 없었다. 아쿠나는 16일까지 내셔널리그 도루 1위 외에도 최다안타 및 득점 1위, 타격 2위, 출루율 2위, 장타율 3위, 홈런 8위다.
2018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부터 역대급 운동능력을 지닌 외야수로 평가받았다. 실제 공수주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애틀랜타와 10년 1억2400만달러(약 1659억원) 계약을 소화하고 있고, 올해 최전성기에 접어든 듯하다.
사실 아쿠나는 2019년(156경기)을 제외하면 연간 120경기 이상 나간 적이 없었다. 내구성이 최대 약점이었다. 2021시즌에는 82경기 출전에 그친 뒤 7월에 전방십자인대파열로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더 이상 내구성 문제가 없다.
MLB.com은 올 시즌 아쿠나가 35홈런 67도루 페이스라고 평가했다. 30홈런 50도루도 1987년 에릭 데이비스(37홈런 50도루), 1990년 배리 본즈(33홈런 52도루)가 전부였다. 30홈런 60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역사상 없었다.
애틀랜타 론 워싱턴 3루 코치는 “올해 가장 인상 깊은 건 아쿠나의 직업의식이다.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 과거에는 자신의 재능에 의존했지만, 이젠 몸이 준비됐는지 확인한다”라고 했다.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도 “가장 큰 키는 건강하다는 것이다. 건강을 유지한다면 숫자를 위해 경기할 필요가 없다. 너무 재능이 있어서 경기를 하다 보면 숫자가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심지어 워싱턴 코치는 “지금 그가 뛰고 있는 걸 보면 MVP를 받을 가치가 있다. 연말에 그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아쿠나가 지금처럼 경기하면 MVP 리스트에 오를 것이다”라고 했다. 아쿠나는 2019년, 2021~2022년 올스타에 선정됐고, 2019년에 MVP 투표 5위를 차지했다. 생애 첫 MVP에 도전한다.
[아쿠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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