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내야수 류지혁은 19일 광주 키움전까지 33경기서 106타수 35안타 타율 0.330 10타점 12득점 3도루 OPS 0.773 득점권타율 0.321. 특히 타율은 리그 6위다. 최근 10경기에도 0.333으로 호조다. 언젠가부터 붙박이 리드오프이자 3루수다.
그런 류지혁이 19일 경기서 안타를 1개만 친 건, 오히려 억울할 수 있었다. 이날 KIA 타선이 17안타로 10점을 뽑았기 때문이다. 특히 키움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1회에만 9안타로 8득점하는 응집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천하의 류지혁이라고 해도 매일 2안타 이상 치는 건 불가능하다. 리그 최고 수준의 컨택, 수비, 스피드를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모두 리그 상위권에 속할 정도의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활용폭이 넓고 가치가 큰 선수다.
그런 점에서 이날 류지혁의 수비 응집력이 돋보였다. KIA가 8-1로 앞선 5회초. 키움 선두타자는 우타자 박찬혁. 우타자인데다 힘 있는 타격을 할 줄 안다는 점에서, 3루수가 긴장해야 할 유형. 그런데 박찬혁은 KIA 선발투수 이의리의 151km 패스트볼을 제대로 타격하지 못했다. 빗맞은 타구가 오히려 류지혁 방면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페어라인 밖으로 나갈 것 같은 타구가 아니었다.
류지혁은 재빨리 전진 대시, 타구를 걷어낸 뒤 러닝 스로를 했다. 타구를 걷어낸 뒤 다시 스텝을 잡아 송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달려 나오는 자세 그대로 송구를 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류지혁은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사실 빗맞아 느린 타구를 걷어내는 게 더욱 어려웠다.
류지혁은 예상을 뒤엎고 KIA의 핫코너를 지킨다. 2년차 김도영이 풀타임 3루수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개막 후 두 경기만에 부상으로 이탈했고, 류지혁은 대반전의 시간을 보낸다. 어쨌든 김도영이 다음달 혹은 후반기에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3루수를 맡는다고 해도, 류지혁은 자신의 시간이 줄어들 이유가 없다는 걸 충분히 증명한다. 풀타임 3루수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김도영이 복귀 후 경기력이 안 나오면, 류지혁이 언제든 3루수로 뛸 수 있다. 김도영과 류지혁이 3루와 1루에서 공존하는 그림도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황대인과 변우혁의 시너지가 생각만큼 안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KIA로선 장기적으로 황대인과 변우혁을 절대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김도영이 돌아오면 김종국 감독의 류지혁 활용법이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리그 타율 6위 타자인데다 수비력까지 갖춘 공수겸장 내야수다. 이런 선수의 출전시간이 줄어든다면 당사자로선 억울할 수도 있다.
[류지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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