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채은성이 그랬다. 채은성은 첫 타석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솔로홈런을 쳤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도는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의 덤덤한 표정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었다.
한화 채은성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채은성이 한화로 이적한 뒤 처음 잠실야구장을 찾아 친정팀을 상대하는 경기였다. 채은성은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해 90억 원의 좋은 조건으로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LG 팬들도 그를 잊지 않았다. 환대받으며 타석에 들어선 채은성은 첫 타석부터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뻐하지 않았다. 그라운드를 돌며 코치의 축하를 받을 때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을 때도 무표정이었다.
자신의 헬멧을 때리며 기뻐하는 동료들과는 달리 채은성은 1루 LG 더그아웃과 LG 팬들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비록 지금은 원정 더그아웃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지만 14년 동안 자신을 응원해 준 LG 팬들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한 것이다.
감독 교체로 어수선하던 한화는 5월 들어 7승6패1무로 의미 있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도 패하긴 했지만 리그 최강 LG 타선을 상대로 안정적인 마운드를 운영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4월과는 확실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가 독수리 날개를 펼치며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홈런을 쳤지만 세리머니를 자제하며 친정팀에 대한 예우를 보여준 한화 채은성.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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