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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9구,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사사키는 초속 17m의 엄청난 강풍이 몰아치는 열악한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의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노히트' 피칭을 선보였다.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사사키의 투구수에는 여유가 있었고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던 만큼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사사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는 '물집' 때문이었다.
사사키는 물집에 대한 악몽을 갖고 있다. 지난해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등 시즌 초반 엄청난 페이스로 질주하던 중 '물집'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당시 사사키는 물집으로 인해 올스타 브레이크를 포함해 무려 한 달의 공백기를 가졌고, 후반기 1군 마운드로 돌아왔으나 전반기만큼의 퍼포먼스를 뽐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초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와 비슷한 곳에 물집이 생겼다. 지난해에는 무리를 하는 바람에 한 달 정도를 쉬었던 것 같아서 일찍 마운드에서 내렸다"고 교체 이유를 밝히며 "물집이 생긴 자리에 피부가 다시 자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3일 정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악몽은 되풀이됐다. 사사키 아직까지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16~18일 오릭스 버팔로스와 3연전의 복귀가 유력해 보였지만, 사사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선발 등판이 확정됐던 21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 복귀전도 무산이 됐다.
지난 19일 우천으로 인해 치바롯데와 라쿠텐의 경기가 열리지 않게 되면서 사사키의 등판은 자연스럽게 미뤄지게 됐고, 어차피 등판 일정이 꼬였기 때문에 요시이 감독과 치바롯데 코칭스태프는 사사키의 등판을 차라리 일주일 연기시키는 쪽으로 결정했다. 사사키는 21일 등판을 대신해 20일 불펜 투구에 나섰다.
요시이 감독은 "첫 번째는 만약을 위해 한 번 더 피칭을 할 것"이라며 "두 번째는 트레이너들이 휴식을 취할수록 물집 증세가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불펜 투구에 대해서는 "오늘이라도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결국 혹시 물집 증세가 재발하거나 다 낫지 않은 상황에서 악화되는 것을 고려해 등판을 미루기로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사사키는 28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 복귀가 최종 확정됐다.
사사키는 공백기로 인해 각종 지표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진 상황. 하지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자책점(사사키 0.84, 1위 하야카와 타카히로 1.41)은 압도적 1위에 올라있고, 탈삼진 또한 1위(타네이치 아츠키 52개)와 단 2개밖에 차이 나지 않는 2위.
사사키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한 달의 공백을 가지면서 각종 타이틀은 물론 사와무라상 경쟁도 펼쳐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이탈을 끝으로 더이상 빠지지 않는다면, 올해는 타이틀을 노려볼 만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까.
[WBC 대표팀 시절의 사사키 로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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