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 오지환과 한화 채은성의 훈훈한 장면이 포착됐다.
6회 말 2사 2.3루에서 대타로 나온 오지환이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다. 한화 1루수 채은성은 멀리서 걸어오는 오지환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과시했다.
그리고 두 선수의 우정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한화 선수들을 빠져나갔지만 채은성은 3루 더그아웃에 남아있었다. LG 라커룸이 3루 쪽에 있기 때문에 LG 선수들이 이쪽으로 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지환도 채은성이 3루 더그아웃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본 뒤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두 선수는 어깨동무하며 경기중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LG 오지환과 한화 채은성은 2009년 같은 해 LG 트윈스에 입단한 동기로 나이까지 같아 입단하자마자 절친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입지는 확연히 달랐고 오랜 시간 함께하지는 못했다. 오지환은 1차 지명 선수고 채은성은 육성선수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입단 첫해 2군에서 함께 땀을 흘렸지만, 이듬해부터 오지환이 1군에서 뛰며 함께하지 못했다.
입단 할 때부터 주목받은 오지환은 '오지배'(게임을 지배하는 오지환)라는 별명을 얻으며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지배'는 데뷔 초 수비 기복이 심했던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 하나가 경기 승패를 좌우한다는 뜻으로 많은 팬들의 원성을 샀던 선수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가 됐다. 지난 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가 오지환이다. 그 결과 오지환은 FA(자유계약선수) 취득 1년을 남겨두고 LG와 6년 총액 124억 원이라는 초대형 비 FA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 모두 성실한 모습과 견실한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노력파로 지난겨울 FA 대박을 함께 터트렸다. 비록 지금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그들의 우정은 변치 않았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던 동기가 각자의 위치에서 잘하고 있는 모습에 오지환과 채은성은 자기 일처럼 행복해해했고 서로를 응원하며 헤어졌다.
[입단 동기 LG 오지환과 한화 채은성이 서로를 챙기며 우정을 과시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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