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켈리의 4구째 커브가 가운데로 몰렸고 채은성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로 잠실야구장을 찾은 양 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채은성의 표정을 밝지 않았고 무표정한 모습으로 별다른 세리머니 없이 그라운드를 돌았다. 평상시 채은성이라면 홈런을 친 뒤 오른손을 높이 든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기뻐하지만, 이날을 아무런 제스처를 하지 않았다. 채은성이 세리머니 없이 조용히 홈을 밟은 건 친정팀에 대한 예우이기도 했지만, 경기 전 LG 이종범 코치와의 약속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말이 사실이 된 것이다. 채은성은 첫 타석부터 홈런을 기록했고 이종범 코치와 약속한 대로 손가락 세리머니 없이 조용히 기뻐했다.
이렇게 약속을 지킨 채은성은 이날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한편 한화는 안정적인 마운드에 비해 부실한 타격으로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심타선에서 채은성만 제 몫을 할 뿐 노시환, 오그래디, 김인환 등 중심타선에 있어야 할 선수들의 타격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한화의 팀 타율은 0.222로 리그 최하위다. 그런데 지난주 6경기 팀 타율은 0.176으로 2할도 안 되는 타율로 바닥을 치고 있다. 최근 한화를 상대하는 팀들은 '한화 타선은 채은성만 막으면 된다'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8타석을 쉬어가고 1타석만 신경 쓰면 되는 타선이 한화다.
[경기 전 LG 이종범 코치와 홈런 세리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한화 채은성.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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