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JTBC '피크타임'은 아이돌 오디션 최초 팀전으로 펼쳐진 서바이벌 예능으로, 데뷔 경험이 있는 아이돌들이 계급장을 떼고 경쟁했다. 그중 단연 돋보였던 그룹은 최종 우승한 팀 11시 '배너'였다.
열악한 환경 속 무대를 지키겠다는 꿈을 놓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 배너는 '알바돌'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물론 이런 서사만이 전부가 아니라 탄탄한 라이브 실력과 퍼포먼스로 실력까지 갖춰 모든 무대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유일하게 '올픽'(ALL PICK)을 받았다. 이 모든 배너의 매력들이 팬들의 입덕을 유발했다.
회사에 직원이 없어 행정 업무도 담당했던 리더 태환은 "'피크타임'을 하고서 좋은 결과를 얻고 좋은 회사를 만나게 돼서 모든 업무를 내려놓고 편하게 가수에만 임할 수 있게 됐다. 그 점이 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라고 '피크타임' 출연 후 달라진 것을 이야기했다.
혜성은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됐단다. "'피크타임' 나오기 전에는 부모님께 떳떳하게 '이런 활동을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게 많이 없었다. '피크타임'에 나와 좋은 기회로 우승까지 하게 되면서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된 것 같다.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신다. 조만간 찾아갈 예정인데, 부모님과 오랜 시간 같이 즐기고 느끼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또 영광은 "공식 SNS 팔로우 수가 2배 정도 늘었고, 팬카페 가입해주신 팬분들도 4배 정도 늘어서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숙소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고 알리기도. 혜성은 "이전 숙소보다 많이 좋아졌다. 각방을 사용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시간도 있어서 회사에서 많이 배려해주셨다. 거실도 있다.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는 시간도 가지게 되어서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다"라며 "같이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스케줄도 많이 없어서 각자 집에 갔을 때 외로웠다. 이제 같이 있는 것만으로 재밌다"고 활짝 미소지었다.
"4년 동안 부푼 희망을 안고 달려왔다"는 아시안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지냈다. 그리고 이 멤버들이라면 언젠가는 빛을 볼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태환은 "떡볶이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만약 내가 유명해져서 이 떡볶이집에서 촬영할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자주 했는데, 그게 이루어졌다"면서 "'피크타임' 비하인드 촬영 때 멤버들과 다같이 떡볶이집에서 토크하는 장면이 원래 있었다. 상상했던 대로 이루어진 걸 실감하다 보니까 진짜 간절하게 소망하고 노력하면 이루어질 수 있겠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던 영광은 "코로나 이후로 무대가 줄어들고 생계 유지를 위해 알바를 하며 '가수는 내 길이 아닌가. 일이 자꾸 꼬인 것 같다'고 많이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동경하는 선배님들의 영상을 일부러 찾아보면서 동기부여를 했다. '이런 목표가 있었지' 하면서 포기하지 않게 됐다.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태환은 가수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로 "유일하게 포기를 해야될까라는 생각을 했던 순간이 있는데, 아버님이 2017년도에 돌아가셔서 어머님 혼자 저를 뒷바라지 해주고 계신다. 너무 버거워 보이시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너무 힘들게 해드리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 많은 생각을 했다. 근데 많은 시간 공을 들인 거니까 부모님께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 시간을 그냥 떠나보내면 너무 후회될 것 같아서 끝까지 놓지 않았다"고 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경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돌이켜봤다.
태환은 신곡 매치 당시 선보였던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를 언급하며 "가사를 보고 굉장히 저희와 많이 닮아있다는 걸 느꼈다. 저희 팀명에 '승리의 깃발'이라는 뜻이 담겨있는데, '빌딩보다 더 높이 깃발을 꽂아라'는 가사를 보고 너무 와닿더라. 저희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변해주는 노래 같아서 많이 애착이 갔다. 처음으로 '피크타임' 내에서 방청을 했다. 그래서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혜성은 라이언 전 심사위원에게 받은 곡 '프라임 타임(Prime Time)'으로 펼친 마지막 생방송 무대를 떠올렸다.
"처음으로 부모님이 오셔서 경연하는 걸 직접 보셨다. 경연을 떠나 부모님 앞에서 무대를 보여준다는 게 되게 긴장이 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부모님 앞에서 처음으로 무대를 보여드리는 거고, 데뷔 이후에 부모님한테 '데뷔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란 말은 했지만 그게 보여지지 않아서 죄송했는데, '피크타임' 생방송 때 부모님이 오셔서 저희가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니까 부모님이 좋아해주셨다"
곤은 "세븐틴 선배님의 '아낀다'라는 곡으로 '피크타임'에서 첫 무대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프로그램을 통해 '배너는 이런 팀입니다'라고 설명하는 무대 같아서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신호탄을 팍 쏘아올린 느낌이었다"라고 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우승보다는 무대를 잘할 수 있을까 매 무대만 생각했고, 긴장도 했었다. 마지막에 우승을 했다고 했을 때 진짜 많이 울었다. 눈물의 이유가 정말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우승이라는 게 먼 얘기 같았다.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나왔는데 우승을 하게 돼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혜성)
그렇다면 '피크타임' 우승은 어떤 의미일까. 태환은 "큰 선물이었다. 지금까지 다들 노력하면서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그 힘든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곤은 "29년의 삶을 살면서 삶의 이유를 딱 느끼게 해줬던 순간이었다. 그만큼 값지고 소중하다. 다시금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우치게 됐다"고 고백했다.
배너는 저마다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전했다. 곤은 "가수를 하면서 빌보드에 차트인에 하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다. 정말 어려운 꿈이지만, '피크타임'에서 우승을 했던 것처럼 정말 간절히 희망하고 노력하면 현실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태환은 "2023년 안에는 힘들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코첼라 공연을 한 번 해보고 싶다. 노력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광은 "23년을 시작으로 열심히 활동하면서 'MAMA' 무대에 한번 서보는 것이 목표다. 열심히 하다보면 될 거란 생각을 갖고 발전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아시안은 그간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팬들을 향한 미안함을 드러내며 "감사한 마음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태환은 새로 입덕한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저희가 '피크타임'을 통해 무대에 대한 간절함을 많이 내비쳤는데, 그런 간절함이 새로운 팬분들께 닿았던 것 같다. 그 점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웃음)"
[사진 = 클렙엔터테인먼트]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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