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올해 LG 타선에서 최고의 반전드라마를 쓰는 주인공은 단연 포수 박동원이다. FA 4년 65억원 계약을 맺은 첫 시즌부터 폭발한다. 26일 광주 KIA전까지 44경기서 타율 0.282 13홈런 34타점 23득점 OPS 0.988. 홈런 단독 1위다. LG 최초의 홈런왕을 넘어, 2004년 박경완 배터리코치 이후 19년만의 포수 홈런왕에 도전한다. 현 시점에선 MVP에 가장 가까운 선수다.
박동원은 키움 시절부터 일발장타력이 있었다. 대신 애버리지는 안 나오는 선수였다. 그러나 넥센 시절 그를 발탁해 주전으로 키운 LG 염경엽 감독은 당시에도 박동원이 역대급 공격형 포수로 클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과 이호준, 모창민 타격코치는 박동원에게 특별한 뭔가를 지시한 건 없다. 그저 타격의 기본을 지키길 바랐다. 염 감독은 2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동원이 최고의 단점이 머리가 움직이는 것이다. 왼쪽 벽이 일찍 무너졌다”라고 했다. 히팅포인트에 가기 전에 헤드 업이 되면, 공이 똑바로 날아가지 않는, 기본적인 원리를 얘기했다.
염 감독은 웃으며 “포수 엄청 때렸잖아요”라고 했다. 실제 헤드업이 되고, 비정상적으로 백스윙이 커지면서 방망이로 본의 아니게 포수를 가격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박동원은 키움 시절 막판, KIA 시절에 이 약점을 많이 고쳤다. 지금은 아예 없다. 본인도 노력했고, 염 감독과 타격코치들의 주문에 따라 기본을 철저히 지켰다.
염 감독은 “그것만 고치면 2할8푼에 30홈런 이상 친다고 했다. 특별한 기술을 해서 지금처럼 치는 게 아니다. 머리가 나가는 순간 인-아웃 스윙이 안 되고, 아웃-인 스윙이 된다. 동원이는 머리만 안 움직이면 30홈런을 그냥 친다”라고 했다.
실제 박동원은 2할8푼대를 지키고 있고, 30홈런을 거뜬히 칠 기세다. 염 감독은 “인-아웃이 되면서 타이밍이 늦어도 바깥쪽에 스윙 라인이 걸리면서 가운데로 넘기고 우측으로도 안타를 만든다. 타이밍이 늦어도 바가지 안타가 나온다. 일종의 컨택 커버리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한 마디로 인에서 아웃으로 자연스럽게 방망이가 나가면서, 대응할 수 있는 면적(코스)이 넓어졌다는 의미. 타이밍이 좋으면 잡아당겨서 좌측으로 강하고 날카로운 타구, 조금 늦어도 가운데 혹은 우측으로 안타가 나온다는 게 염 감독 설명이다. 이게 되면 최소 2할8푼이 보장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 시작이 머리를 미리 움직이지 않는, 타격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염 감독은 “동원이는 기본적으로 좋은 스윙을 갖고 있다. 배트 스피드도 있고, 시원시원하잖아요, 그동안 벽이 무너지니 스윙이 다 나빠졌다. 타격코치들도 잔소리를 엄청 했다. 결과가 좋으니 코치들과 신뢰도 생겼다”라고 했다.
[박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