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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로고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반려동물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가 빈발하면서 일각에서 반려동물 사육세(보유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필요시 사육세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1000만명 넘는 반려인의 반발에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반려동물 사육세 신설을 요청한 국민제안에 대해 “필요시 연구용역 등을 통해 해외사례뿐 아니라 추진 시 장단점 등을 충분히 검토해 정책 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602만 가구, 1306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민 4명 중 1명(25.4%)이 동물을 키우고 있다. 동물 숫자가 늘면서 개 물림 사고, 아파트 층간소음이나 배설물 민원, 동물 학대와 유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비반려인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사육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구에 세금을 부과해 반려인의 조건을 강화하고 책임을 높이는 방식으로 동물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6년 ‘반려동물 부담금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반려인이 동물 1마리당 10만원의 부담금을 내는 게 법안의 골자였지만 동물단체 반발로 폐기됐다. 2년 뒤인 2008년 기획재정부는 이듬해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조례에 지방세 세목을 신설할 수 있도록 했다. 신규 세목 가운데 하나로 애견세가 지목되자 다시 한번 국민적 저항이 일었다.
이후 농식품부는 2020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재차 밝혔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
반려동물 사육세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언급한 공약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동물을 등록하면 세금을 조금 내는 대신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도 지난해 8월 “반려동물 보유세의 경우 내년에 의견을 수렴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동물복지 선진국은 이미 반려동물 관련 세금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반려견 1마리당 최대 600유로(85만원)를 지방세로 걷고 있다.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등도 반려견 보유세(약 10만원)를 부과하고 있다. 비용은 중성화 수술 지원이나 ‘동물 경찰’ 운영비 등에 투입된다. 미국과 싱가포르, 스페인 등도 관련 세금제도를 갖고 있다.
다만 반려동물 사육세가 국내에 도입되면 유기동물이 오히려 늘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60대 이상 은퇴가구의 경우 금전적 부담 탓에 양육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등록률이 50%대에 그치는 상황에서 세금 징수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동물복지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내놓지 않고 사육세만 거둔다면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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