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이글스는 2022시즌이 끝난 뒤 마이크 터크먼과 결별했다. 터크먼은 지난해 한화 유니폼을 입고 144경기에 출전해 166안타 12홈런 43타점 88득점 타율 0.289 OPS 0.795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고, 재계약을 맺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만큼 당연히 연장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계약 조건에서 이견을 보였고, 결국 이들의 동행은 1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화는 터크먼과 관계가 정리된 후 곧바로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브라이언 오그레디와 총액 9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터크먼이 한화에서 뛰는 동안 가장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장타력'이었다. 한화는 오그레디가 이 부분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기대를 품을 만한 근거는 확실했다. 오그레디는 2019시즌 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A에서 28홈런을 터뜨리며 '파워'를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고, 마이너리그 통산 7시즌 동안 91개의 홈런을 친 까닭. 오그레디의 매력 포인트는 또 있었다. 바로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오그레디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 몸담았고, 123경기에 출전해 86안타 46타점 42득점 타율 0.213을 기록했다. 정교함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으나, 15개의 홈런을 때려낸 점은 분명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었다. 한화는 일본보다는 수준이 한단계 아래인 KBO리그에서 오그레디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그레디는 시범경기 12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한 방 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타율은 0.114에 불과했다. 방망이에 제대로 맞으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는 있지만 문제는 좀처럼 공을 맞히지 못한다는 약점을 내비쳤다. 이 문제는 정규시즌으로도 이어졌다. 오그레디는 22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한 개의 아치도 그리지 못했고, 타율은 0.125로 처참했다. 2군에서도 타율은 0.179로 심각했다.
한화는 지난 3년간 팀을 지휘하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한 후에도 오그레디가 살아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대하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지난달 31일 결국 칼을 빼들었다. 한화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령탑은 "신분 조회를 넣고 있는데 구단에서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통보해 줄 때가 있고, 아예 선수가 오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 메이저리그에 콜업되거나, 다른 선수는 가족 문제 때문에 못 간다고 한다. 미국이 코로나19로 전체적인 규모를 줄여놔서 선수들을 잘 풀어주지 않는다. 이적료를 주면 풀어주던 선수들도 다 묶어놓는다고 하더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화의 '눈'이 높은 것 때문에 영입에 난항을 겪는 것일까. 최원호 감독이 선호하는 외국인 타자의 스타일 '팀 캐미스트리'다. 개인주의 성향을 가진 선수보다는 팀 퍼스트로, 분위기를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선수.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가 왔으면 좋겠다. 물론 타격을 잘하면 더 좋겠으나, 팀 타선에 어우러져서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선수가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일단 한화가 외국인 타자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사령탑은 "(영입) 시기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 타자 영입 과정을 잘 몰랐는데 신분 조회, 에이전트와 의사 타진 등 굉장히 복잡하더라. 지금까지 몇 명을 했는지 모르겠다. 구단에서도 빨리 안 해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7일 경기 개시 전을 기준으로 한화는 후보를 두 명까지 줄였다. 하지만 많은 변수로 인해 영입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연 어떠한 선수가 한화와 연이 닿게 될까.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브라이언 오그레디,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 과거 한화에서 뛰었던 나이저 모건.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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