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박민지는 11일 강원 양양의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6678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일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이예원(20·KB금융그룹)과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2억1600만원을 챙겼다. 상금 순위는 31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해 구옥희(1982년), 박세리(1997년), 강수연(2002년), 김해림(2018년)에 이어 KLPGA투어 사상 다섯 번째로 단일 대회 3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7개월 만의 우승이다. 통산 17승을 달성한 박민지는 KLPGA 투어 역대 최다 우승 부문에서 신지애(통산 21승), 구옥희(20승)에 이어 고우순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KLPGA에서 활동하는 현역 선수 중에서는 박민지가 최다 기록이다.
박민지에게는 정말 긴 하루였다. 그는 전날 낙뢰로 인해 2라운드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잔여 경기 두 홀을 치렀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돌입했다. 최종 라운드가 끝난 시간이 오후 6시 30분이니 무려 12시간 가까이 코스에 있었던 셈이다.
박민지는 박민지였다. 뒷심을 보이며 활짝 웃었다. 박주영(33)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민지는 전반 4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번갈아 기록하며 버디만 2개를 잡은 박주영에 2타 차로 끌려갔다.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박주영이 5번홀부터 11번홀까지 보기만 5개를 쏟아내며 흔들렸다.
박민지는 11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제 페이스를 찾았다. 13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올리지 못했지만 어프로치로 버디를 잡았다.
그런데 박민지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이다. 오후 1시 30분께 낙뢰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 그러다가 우박과 강한 비가 퍼부었고, 경기는 오후 4시 30분까지 지연됐다.
약 3시간을 쉬고 다시 샷을 하니 흔들렸다.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다. 16번홀(파3)에서도 겨우 파를 잡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17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보기를 기록해 공동 선두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예원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먼저 경기를 마친 상황. 박민지 역시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아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첫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 선수 모두 투온에 성공했다. 이예원이 먼저 버디 퍼트로 마무리했다. 박민지는 이글 퍼트를 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기 후 박민지는 KLPGA를 통해 "올해 우승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고 불안감도 컸었다. 쉬었던 지난주부터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순간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서 행복하고 좋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장장 12시간의 여정 끝에 거둔 우승이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을까. 박민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몽롱하기도 했지만, 잔여 경기 때 코스를 미리 쳐볼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잘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종라운드에서 중단됐다가 5홀 남겨두고 다시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숨쉬기 힘들 정도로 긴장이 정말 많이 됐다. 긴장이 너무 많이 돼 캐디에게 16승 한 선수가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곧바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그래서 다시 정신 차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되돌아봤다.
박민지는 다음 목표로 "해외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 3연패라는 기록도 행복하지만 더 행복한 점은 최근 계속 성적이 저조하고 감각이 떨어져 있었는데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3~4주 뒤에 해외 대회에 참가하는데 그 전에 자신감을 쌓아서 다행이고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짚었다.
[박민지가 11일 '2023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민지가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양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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