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광주진흥고 시절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며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던 문동주는 2022년 신인드래프에서 한화 이글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특급유망주', '슈퍼루키' 등 어떠한 수식을 붙여도 손색이 없는 재능을 보유한 문동주는 한화는 물론 KBO리그의 '미래'로 불린다.
문동주는 데뷔 첫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등 철저한 관리 속에서 13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남겼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시즌 시작부터 줄곧 선발 투수로만 기용되기 시작, 4월 좀처럼 승리 운이 따르지 않는 중에도 1승 2패 평균자책점 2.38의 훌륭한 스타트를 끊었다.
순항하던 문동주가 고전을 겪기 시작한 것은 5월 두 번째 등판이었다. 문동주는 5월 13일 SSG 랜더스전에서 2⅓이닝 동안 무려 7실점(7자책)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후 문동주는 5월 19일 LG 트윈스,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을 채 넘기지 못하는 등 4경기에서 15⅓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평균자책점은 8.22로 부진했다.
문동주의 갑작스러운 부진의 가장 큰 배경은 '복잡함'이었다. 한화는 적재적소에 문동주가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도록 구종 선택 등 볼배합을 맡겨왔다. 흐름이 좋을 때는 분위기를 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위기 상황에 몰리거나 스스로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할 때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단점도 있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가 고전하는 이유로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판단했고, 포수에게 볼 배합을 맡기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사령탑의 특단의 조치가 내려진 이후 문동주의 투구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문동주는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7일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는 6이닝 동안 7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했다. 그리고 9일 오는 9월 열리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원호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5이닝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변수가 없지 않은 만큼 유동적으로 운영을 할 뜻도 곁들였다. 그는 "굳이 100구를 넘기면서 무리를 시킬 필요는 없다. 초반에 좋지 않으면 빨리 빼고, 좋을 경우에는 적당한 선에서 끊어줄 것이다. 뭐든지 억지로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동주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뒤 첫 등판인 1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⅔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6실점(6자책)으로 고전하자 최원호 감독은 큰 미련 없이 유망주를 강판시켰다. 물론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던 점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투구 이닝을 굳이 길게 끌지 않는 모습이었다.
분명 재능은 KBO리그 투수들 가운데 최고 수준. 그래도 성장해야 할 점이 많다. 최원호 감독은 14일 경기에 앞서 "맞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 다만 안 좋을 때 (이닝을) 끌고가는 노하우는 조금 부족하다. 이런 것은 경험을 통해 터득해야 될 것 같다. 누상에 주자를 많이 내보내도 최소 실점을 하는 경기를 해야 되는데, 잘 던지다가 급격하게 무너지는 등 이런 것들은 아직 미숙하다"고 말했다.
문동주가 최원호 감독과 한화의 특급 관리 속에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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