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NC 강인권 감독이 올 시즌 타순을 구상하면서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 장타력이다. 최근 2년간 나성범(KIA)에 이어 양의지(두산)마저 빠져나가면서 4번 타자가 마땅치 않았다. 주장 손아섭에게 잠시 맡겨봤으나 맞지 않는 옷이었다.
강인권 감독의 최초 구상은 트리플A 홈런왕 출신 제이슨 마틴. 그러나 마틴이 개막 후 4경기만 치르고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중심타선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마틴은 5월 초에 돌아온 뒤에도 한동안 정상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6월 들어 완연한 회복세다. 15일 창원 두산전까지 12경기서 47타수 17안타 타율 0.362 3홈런 11타점 9득점이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4번 타자(0.267)로 뛸 때 5번 타자(0.389)로 뛰는 것보다 애버리지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달 들어 4번이든 5번이든 관계없이 타격 페이스가 좋다.
마틴은 그동안 KBO리그 투수들의 변화구에 약했다. 지금도 기록만 보면 그렇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의 구종 별 타율을 살펴보면, 패스트볼 0.341, 투심 0.600이다. 슬라이더도 0.310으로 좋다. 그러나 커브에 0.200, 체인지업 0.222, 스플리터 0.083.
여전히 변화구에 약하지만, 변화구에 대한 타구 질은 점점 개선되는 모습도 보인다. 두산과의 주중 홈 3연전서 범타로 물러났으나 잘 맞은 타구도 있었다. KBO리그는 유인구 승부, 특히 중심타자와 외국인타자에겐 변화구 승부가 많다. 마틴으로선 변화구 대응능력이 롱런의 핵심이다.
15일 창원 두산전 1회 선제 투런포도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의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잡아당겨서 만들었다. 반면 14일 창원 두산전 4회 추격의 우중월 솔로포의 경우, 두산 라울 알칸타라의 150km 패스트볼이 살짝 높게 들어오자 여지없었다. 빠른 공 대응능력은 역시 상당하다.
마틴이 이 페이스를 이어가면 NC는 정말 4년간 주로 4번을 맡아온 양의지를 잊어도 된다. 아무래도 NC 타선은 교타자와 중거리 타자 위주다. 홈런을 터트릴 수 있는 마틴이 4번의 최적임자다. 강 감독이 마틴이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주로 4번에 넣은 현실적 이유다.
또한, 4번 타자에 걸맞은 생산력을 내면 진짜 믿을만한 4번 타자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NC가 새로운 4번 타자와 함께 본격적으로 3강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마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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