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스마일가이 윤영철(19)이 생애 최악의 투구를 했다. 17일 광주 NC전서 3이닝 1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7실점했다. 특히 3회에만 9안타를 맞고 7실점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04(11경기 3승4패)까지 치솟았다.
1~2회에는 특유의 보더라인을 활용하는 예리한 투구가 잘 됐다. 그러나 주심의 몇 차례 다소 일관성 떨어지는 콜이 있었다. 그리고 NC 타선이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윤영철의 공에 타이밍을 잘 맞췄다. 공 자체가 주로 130km 후반이다 보니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윤영철을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다. 3회만 해도 대량 실점했으나 연속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윤영철이 볼넷을 남발 한 게 아니었다. NC 타선의 흐름이 매우 좋았다. 어느 팀이든 투수의 볼넷, 수비수들의 실책 없이 집중적으로 9안타 7득점하는 건, 1년에 1~2차례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이순철 해설위원도 “볼넷을 거의 내주지 않으니까. 윤영철이 포수와 볼배합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이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근본적으로 공 스피드를 올리는 게 좋은데, 시즌 중에는 힘들다.
그렇다면 포수와 투수코치, 배터리코치 등의 도움으로 조정을 하면 된다. 투구요령도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순철 위원은 이의리가 3회 안중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걸 두고 슬라이더를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좌타자들을 상대로 몸쪽 스트라이크를 구사해 타자가 바깥쪽 공략에 집중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또한, 배터박스 몸쪽으로 바짝 달라붙는 서호철을 두고서는 적극적인 몸쪽 승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영철은 당시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지다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맞았다. 이순철 위원은 “서호철의 최근 타격감이라면 실투가 바깥쪽으로 가는 걸 놓치지 않는다. 몸쪽 라인에 걸쳐서 타격을 하니, 윤영철도 몸쪽으로 갖다 붙여야 한다. 슬라이더가 안쪽으로 파고 들면 타자로선 배트 길이, 손 길이가 있으니 (타격을 위한)각도가 나오지 않는다. 지금 서호철은 몸쪽 승부가 아니면 안 된다”라고 했다.
개막 후 2개월이 흘렀다. 윤영철도 데뷔 후 한 번 상대해본 팀들을 두 번째로 상대하는 빈도가 커진다. NC전만 해도 4월27일 광주 경기(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 이후 두 번째였다. NC는 그날 윤영철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사실 이순철 위원은 올 시즌 초반 윤영철 등판경기를 중계하면서 글러브에서 두 손을 분리하는 동작을 길게 가져가면서 공의 위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했다. 이게 힘들면 구속을 145km 수준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매 경기 핀 포인트 제구만으로 먹고 살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윤영철같은 스타일은 주심들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의 일관성이 결여되면 아무래도 리스크가 커지는 투수다.
영리한 윤영철이라면 17일 NC전 난타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이순철 위원의 시각이다. 단, 꼼꼼한 경기복기와 세부적인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올 시즌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윤영철이 첫 번째 고비를 맞이했다.
[윤영철.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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