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나균안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10피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부진하며 시즌 2패(6승)째를 떠안았다.
나균안은 올해 롯데 마운드의 핵심과도 같았다. 4월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 박세웅, 한현희가 모두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홀로 4승을 쓸어담으며 월간 MVP를 손에 넣었다. 5월에는 유독 승리와 연이 닿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고, 6월이 시작된 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에이스'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경기에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롯데가 최근 13경기에서 3승 10패의 극심한 하락세를 타고 있었고, 21일 경기를 내줄 경우 다섯 시리즈 연속 '루징시리즈'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던 까닭이다. 지금까지 수차례 팀의 연패를 끊어왔지만, 최근 흐름을 놓고 봤을 때 '에이스' 나균안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었다. 타선은 침묵하고 마운드는 무너지면서 8-2로 패하며 5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했고, 이제는 5할 승률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이보다 치명적이었던 것은 나균안의 부상이었다. 99구를 던진 상태였지만, 일반적인 교체가 아니었다. 나균안은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해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던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나균안이 우측 팔꿈치 외회전시 불편함을 느꼈다"며 "22일 부산으로 이동해 정밀 검진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뒤 단 한 번도 부상을 당하지 않았던 나균안이다. 물론 일시적인 통증일 수 있지만, 그 부위가 팔꿈치라는 점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롯데는 4월을 단독 1위로 마치고, 5월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승패마진을 +10승까지 벌었다. 하지만 안권수를 비롯해 노진혁, 정훈 등 부상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14경기에서 3승 11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이제 승패마진은 +2승에 불과하다. 5할 승률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에이스'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안권수는 빨라야 후반기에나 돌아올 수 있다. 노진혁이 그나마 가장 이른 시점에 복귀할 수 있는 선수. 노진혁이 롯데의 핵심 자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의 좋지 않은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훈의 컴백은 약 3주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불펜진에서는 '믿을맨' 최준용도 아직 기약이 없다.
롯데는 지난해 4월을 2위로 마친 뒤 5월 부상자들이 쏟아지면서 곤두박질쳤다. 올해는 5월까지는 흐름이 좋았지만, 작년의 5월이 올해 6월과 오버랩이 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의 악재가 쏟아지는 가운데 반등을 꾀할 수 있는 계기가 보이지 않는 것이 롯데가 처한 현실이다.
[롯데 선발 나균안이 21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경기 6회말 무사 1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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