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손흥민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2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대표팀 합류 전 토트넘에서 마지막 리그 경기를 치른 뒤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지난주 페루전에 결장했다. 엘살바도르전도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손흥민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출장을 원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웜업존에서 몸을 풀었다. 1-0으로 앞선 후반 23분 드디어 손흥민이 황희찬과 교체돼 들어갔다. 교체되자마자 손흥민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두 명 이상의 수비수들은 강하게 압박해 왔다. 이날 손흥민은 무리하게 드리볼 돌파를 시도하기보다는 중간에서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며 엘살바도르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클린스만호의 첫 승을 만들어 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실망감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던 엘살바도르와의 무승부는 사실상 패배와 같은 분위기였다. 절대 비교는 어렵겠지만 지난주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치렀던 일본이 같은 팀을 상대로 6-0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후배들을 격려하며 다독였다. 그런데 갑자기 엘살바도르 선수들이 손흥민에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손흥민과 악수를 하며 자신과 유니폼을 교환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유니폼 교환보다는 경기 결과에 실망하며 고개 숙인 후배들을 위로하는 게 우선이었기에 유니폼 교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대부분이 선수들은 아쉬워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는데 마예르 힐은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손흥민을 따라다니며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다.
한편 축구 선수들이 경기 후 유니폼을 교환하는 이유는 두 선수 간 상호 존중의 표시다. 경기장에서 힘든 전투를 치른 뒤 서로를 인정하는 의미로 유니폼을 교환하는 것이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과 유니폼 교환을 요청한 엘살바도르 선수들.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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