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40세 ‘타격장인’ 최형우는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을 마치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특히 김도영을 두고서도 작년에 백업이었다며,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냉정히 볼 때 아직 애버리지를 알 수 없는 선수다. 나성범도 작년 가을 KT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이후 제대로 된 실전을 전혀 소화하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이 2군에서 2루수 수업을 받던 김도영을 일단 3루수로 기용, 타격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수비 부담을 줄이긴 했다. 그러나 김도영도 나성범도 안정적으로 꾸준히 제 기량을 발휘하는데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1군 적응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아도, 막상 개인과 팀의 시즌 그래프를 단기간으로 떼 놓고 바라보면 크게 유의미한 변화가 없을 때가 많다.
복귀 2주차를 맞이한 최원준만 해도 그렇다. 키움과의 복귀 3연전서 활황세를 타던 타격이 서서히 내림세다. 당장 1~2경기서 타선의 활력을 불어넣었고, 지금까지도 도움이 됐던 건 맞다. 그러나 최형우의 말대로 최원준이 돌아왔다고 해서 당장 중위권의 KIA가 최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간 건 아니다.
최형우의 말대로, 최원준, 나성범, 김도영이 하루아침에 KIA를 슈퍼팀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야구의 특성상 이들 개인의 성적은 업&다운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물며 팀의 애버리지가 올라가려면 더 많은 파트의 더 많은 선수가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 1~2명이 미치는 건 단기전서 임팩트가 클 뿐이다. 지금은 엄연히 144경기 장기레이스다.
나성범과 김도영은 23일 KT와의 복귀전서 좋은 활약을 했다. 김도영은 2안타를 날렸고, 나성범은 경기 후반 홈런 한 방을 가동했다. 그러나 이날 KIA는 윤영철의 휴식으로 선발투수가 비어있는 날이었다. 2군에서 선발로테이션을 돌다 최근 롱릴리프로 가세한 황동하가 나섰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이렇듯 야구는 여러 파트가 잘 맞물려야 한다.
현재 KIA는 타선 이상으로 마운드에 고민이 많다. 윤영철은 곧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다. 그러나 아도니스 메디나의 빈 자리를 당장 메우긴 어렵다. 이의리의 투구수 관리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양현종과 숀 앤더슨이 선발진을 이끌어가야 한다.
불펜은 전반적으로 살짝 지친 기색이 보인다. 지난주부터 워크로드가 심했던 건 사실이다. 결국 나성범과 김도영이 아무리 질 좋은 타구를 날려도 마운드가 뒷받침이 안 되면 질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23일 광주 KT전서 확인했다.
그래도 최원준, 나성범, 김도영의 복귀는 KIA와 KIA 팬들에겐 충분히 반가운 일이다. 최원준이 잠시 주춤하지만 그래도 1군에서 검증된 애버리지가 있다. 나성범은 KBO리그 최고 해결사 중 한 명이다. 김도영은 검증된 건 없어도 잠재력만큼은 역대급이다.
이들과 기존 전력을 잘 버무려 팀의 고민과 약점까지 적절히 최소화하는 건 온전히 김종국 감독과 코칭스태프, 나아가 심재학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몫이다. 김도영과 나성범의 복귀로 “이제 됐다”가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나성범과 김도영(위), 나성범(가운데), 김도영(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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