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 로하스의 모습이다. 로하스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부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로하스는 경기가 시작되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더그아웃 뒤편에 자리를 잡은 로하스는 배트를 만지작거리며 상대 투수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꾸만 떨어지는 성적 탓에 자신감을 잃은 표정이었다. 최근 그는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뒤 재조정 기간을 거치고 돌아왔다. 하지만 1군 복귀 후에도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새 타율은 0.201까지 추락했고 쾌활한 성격의 로하스도 웃음기를 잃었다.
로하스는 3회초 첫 타석부터 신중했다. 키움 배터리는 로하스의 약점인 패스트볼로 집요하게 승부했지만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7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134km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안타성 타구였지만 수비 시프트에 걸린 아쉬운 타구였다. 잘 맞은 타구였기에 두산 코치진들은 박수치며 로하스를 격려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로하스는 팀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니 답답함을 넘어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리그 안타왕이 아닌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계약했다.
지난해까지 함께 했던 페르난데스는 KBO리그 통산 568경기에서 타율 0.328(2206타수 723안타), 57홈런, 351타점을 기록한 타자였다. 지난해도 타율 0.309로 4년 연속 3할 타자였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타자 중 2번째로 많은 안타를 생산한 검증된 타자였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페르난데스가 아닌 로하스였다.
두산이 로하스에게 기대했던 부분은 안정적인 콘택트 능력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 상황이다. 예상외로 일발 장타력은 있는데 콘택트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2년 연속 최다 안타왕에 올랐던 페르난데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영입했는데 아니었다.
힘든 상황이지만 두산은 어떻게 해서든 로하스를 살려야 한다. 시범경기 11경기에서 4할 타율을 기록한 로하스였다. 살아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더그아웃에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로하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