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김선수 주심을 비롯해 심판이 경기를 지배하고 무려 86분 동안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위닝시리즈를 손에 넣었다.
키움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7-6으로 승리하며, 후반기 첫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매듭지었다.
이날 키움은 선발 최원태가 5이닝 동안 투구수 69구,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역투한 뒤 우천 중단으로 인해 투구수에 여유가 있는 상황임에도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은 탄탄 그 자체였다. 키움은 하영민(1이닝)-김성진(1이닝)-김재웅(⅓이닝 2실점)-이명종(⅔이닝)-김동혁(1이닝)-임창민(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롯데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어내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는 송성문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팀의 위닝시리즈의 선봉장에 섰고, 로니 도슨이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그리고 경기 중반 퇴장을 당했지만, 이용규가 3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로 1군 복귀전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전날(22일) 8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키움이 이틀 연속 선취점을 손에 넣었다. 2회 2사 3루의 찬스를 살리지 못한 키움은 3회 선두타자 이지영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이후 이용규의 희생번트 때 롯데 1루수 한동희의 송구가 타자주자 이용규를 맞고 파울라인 바깥쪽으로 튀는 상황이 발생했고 키움은 2,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김혜성이 희생플라이를 쳐 손쉽게 선취점을 손에 넣었다.
키움의 득점은 이어졌다. 키움은 이어지는 1사 3루에서 이번에는 로니 도슨이 롯데 선발 이인복의 4구째 몸쪽 낮은 143km 투심패스트볼을 힘껏 퍼올렸다. 발사각도가 무려 41.8도였던 도슨의 타구는 한참을 비행한 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KBO리그 데뷔 첫 홈런으로 타구속도는 174.7km, 비거리는 120m로 측정됐다.
도슨은 에디슨 러셀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8만 5000달러(약 1억 1000만원)'에 계약을 맺고 전날(22일) 데뷔전을 치렀다. 도슨은 데뷔 첫 타석에서 롯데 박세웅을 상대로 첫 안타와 타점을 생산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날도 첫 타석부터 해결사 역할을 해내는데 성공했다.
키움 선발 최원태에게 꽁꽁 묶이며 이렇다 할 힘도 쓰지 못하던 롯데도 침묵을 깼다. 롯데는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치홍이 볼넷을 얻어내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이정훈의 체크스윙에 맞은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흐르는 행운의 안타로 연결됐다. 키움 입장에서는 수비 시프트로 만들어낸 아쉬운 장면. 롯데는 1, 3루에서 한동희가 추격의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 점을 쫓았다.
흐름을 탄 롯데의 공격은 이어졌다. 롯데는 계속되는 1, 2루 찬스에서 이번에는 박승욱이 최원태의 2구째 135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만들어냈고, 2루 주자가 홈으로 내달리며 간격은 1점차가 됐다. 그리고 유강남이 동점타를 쳐 승부는 원점, 전날 4안타를 몰아쳤던 김민석이 역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3-4로 흐름을 뒤집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 사령탑이 퇴장을 당하는 장면도 발생했다. 키움은 5회초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 김혜성이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롯데 선발 이인복을 끌어내렸다. 롯데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심재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도슨과 맞대결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때 김선수 주심의 석연치 않은 볼 판정이 거듭됐고, 도슨이 볼넷으로 출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서 이례적으로 래리 서튼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해 투수를 교체했고, 이후 김선수 주심에게 스트라이크존 판정과 관련해 항의를 하던 중 퇴장을 당했다.
키움은 다시 리드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키움은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롯데 한현희에게 이원석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현희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높게 형성된 것처럼 보였으나, 김선수 주심의 판정은 삼진. 키움도 롯데와 마찬가지로 억울한 판정을 당했고, 후속타자 송성문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면서 동점을 만드는데 그쳤다.
야속한 날씨로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도 나왔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6회초 1사 1, 2루 키움의 찬스에서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면서 오후 7시 26분 경기가 중단됐다. 사직구장의 내야에는 순식간에 물 웅덩이가 생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최소 대기 시간인 30분을 넘기기 전 비가 그쳤고, 사직구장은 결국 그라운드 정비에 돌입, 오후 8시 52분에 경기가 재개됐다. 그리고 이때 이용규가 스트라이크존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고, 이날 두 번째 퇴장이 발생했다.
경기가 재개된 후 6회 득점권 찬스와 7회초 1사 만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키움은 8회 균형을 무너뜨렸다. 키움은 김준완의 볼넷을 시작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송성문이 롯데 '필승조' 최준용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쳐 6-4 리드를 되찾았다. 그러자 롯데도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롯데는 8회말 니코 구드럼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루에서 대타 전준우가 동점 투런포를 폭발시키며 6-6으로 맞섰다.
그러나 연장 10회초 도슨의 2루타와 이원석의 볼넷으로 마련된 1, 2루에서 송성문이 다시 한번 '해결사' 역할을 해냈고, 키움은 10회말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위닝시리즈의 기쁨을 안고 고척스카이돔으로 돌아가게 됐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 김혜성, 로니 도슨,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 김민석, 김선수 주심에게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한 래리 서튼 감독. 키움 이용규, 롯데 전준우, 키움 송성문. 사진 = 마이데일리 DB, 키움 히어로즈 제공,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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