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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치바롯데 마린스 '괴물' 사사키 로키가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10연패'의 늪에 빠져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 승리를 헌납할 뻔했지만, 9회말 기적이 일어났다.
사사키 로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의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3구, 4피안타 9탈삼진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세 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12경기에 등판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1.48의 엄청난 성적을 남긴 사사키의 첫 등판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아 보였다. 개인 최고 구속이 165km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날 최고 구속은 160km에 불과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은 사사키의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고전했다. 사사키는 1회 선두타자 마키하라 타이세이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일본을 대표하는 콘도 켄스케-야니기타 유키를 연속 삼진 처리했으나, 도루를 허용하며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4구째 높은 141km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그래도 더이상 흔들리지 않은 사사키는 쿠리하라 료야를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사사키는 2회에도 안타를 내준 뒤 도루까지 허용하며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으나, 이번 위기는 실점이 넘겼다. 3회는 수비의 도움이 컸다. 사사키는 3회 콘도에게 볼넷을 내준 2사 1루에서 나카무라에게 다시 한번 안타성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이때 치바롯데 1루수 차타니 켄타가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아내면서 사사키에게 힘을 보탰다. 그리고 4회 안타-도루로 맞은 세 번째 위기도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컨디션이 썩 보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4회까지 7개의 탈삼진을 솎아낸 사사키는 5회 카이 타쿠야-마키하라-콘도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기록하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야나기타-나카무라-쿠리하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까지 묶어내면서 6이닝 1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이날 사사키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전의 위기에 놓인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치바롯데 타선은 사사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했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치바롯데는 9회말 2사 2루에서 대타 카쿠나카 카츠야가 데뷔 17년 만에 첫 끝내기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고, 사사키도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사사키는 경기가 끝난 뒤 "이겨서 좋았다. 카쿠나카 선배, 대단했다. 역시나였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올스타전 이후 4일을 쉬고 던졌기 때문에 100구 정도로 생각을 했었다.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6이닝을 잘 던져줬다. 구속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로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치바롯데의 승리를 이끈 카쿠나카는 17년 만에 첫 끝내기 홈런을 친 뒤 홈을 밟는 과정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카쿠나카는 "친 순간 홈런이라고 느꼈다. 처음이라고 신기했는데, 마지막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조금 촌스러웠던 것 같다"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사사키는 이날 노 디시전에 머무르면서 퍼시픽리그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1.48을 유지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탈삼진 또한 9개를 추가하면서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2023 WBC 대표팀 시절의 사사키 로키, 2013 WBC 대표팀 시절의 카쿠나카 카츠야. 사진 = 마이데일리 DB,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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