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스테판 무고사(31·인천 유나이티드)와 스테판 사비치(32·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조국 몬테네그로가 아닌 머나먼 타국 한국에서 만났다.
무고사와 사비치는 동유럽 국가 몬테네그로 축구대표팀 동료 사이다. 무고사는 2019년 몬테네그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사비치는 2016~2018, 2020년에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무고사는 현재 K리그 인천의 역대 최다 득점자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다. 사비치는 스페인 ‘라리가 3대장’으로 불리는 아틀레티코의 주장이다.
무고사와 사비치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모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후덥지근한 여름날 시원한 커피 한잔씩 마시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둘이 언제 또 서울 땅에서 만날지 모르는 일이다.
사비치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고사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숙소에서 대표팀 동료 무고사를 만나 함께 커피 마셨다. 정말 반가웠다. 무고사가 말하길 ‘일본 J리그에서 한국 K리그로 복귀해 정말 행복하다’고 한다.”
무고사는 28일 ‘마이데일리’를 통해 “지난 A매치 이후 오랫동안 사비치를 못 봤다. 한국에서 만나니 더 반가웠다. 사비치에게 K리그와 한국에 대해서 들려줬다. K리그에 좋은 선수가 많고, 한국 사람들도 좋고, 내가 소속된 인천은 강한 팀이라고 했다. 팀 K리그와의 경기를 즐기라고 해줬다”며 둘의 대화를 돌아봤다.
사비치는 무고사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무고사에 따르면 사비치는 “공항이 있는 인천이라는 도시가 아름다웠다. 팀 K리그와 경기를 펼친 서울도 예쁜 도시다. 아틀레티코 훈련장이 있는 성남도 좋았다. 한국에 더 오래 있지 못해서 아쉽다”고 무고사에게 말했다.
아틀레티코는 27일,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을 치렀다. 전반에는 무고사의 대표팀 동료 사비치가 출전했고, 후반에는 무고사의 소속팀 동료 제르소가 뛰었다. 팀 K리그가 아틀레티코를 3-2로 이겼다.
팬 투표 당시 일본 비셀고베 소속이었던 무고사는 “나도 팀 K리그에서 뛰고 싶었다. 올스타팀에 뽑히는 건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이날 제르소가 정말 잘했다. 실력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말 빠르고 파괴력 있는 선수다. 제르소는 인천을 더 강하게 해줄 선수”라고 칭찬했다.
흥미롭게도, 무고사는 인터뷰 시점에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프로야구 SSG 랜더스-한화 이글스 경기를 보고 있었다. 인천과 같은 연고지인 SSG로부터 시구 및 시타 초청을 받았기 때문. 무고사는 시구자로, 인천 수비수 오반석은 시타자로 나섰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와 제르소, 인천 마스코트 유티도 함께 직관했다.
무고사는 “야구 경기를 처음으로 봤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SSG가 같은 연고지여서 좋은 관계라고 들었다. 두 팀 팬이 인천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이런 교류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며 “시구자로 초청해준 SSG 구단에 감사하다”는 인사도 남겼다.
무고사는 최근 며칠간 서울에서 국가대표 동료 사비치를 만나고, 야구장 마운드에 올라 전력 투구도 했다. 바쁘면서도 기쁘게 살았다. 이젠 K리그 복귀전만 치르면 된다. 인천은 내달 6일 전북 현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비치와 무고사, 제르소, 시구하는 무고사. 사진 = 무고사 제공·게티이미지코리아·한국프로축구연맹·인천 유나이티드 SNS·마이데일리 DB]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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