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스러운 연출 보여주고자"…신인감독 정우성의 의미 있는 도전 '보호자' [MD현장](종합)

신인감독 정우성의 첫 장편영화 '보호자'
정우성 감독 "매 빨리 맞고 싶은 심정"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정우성이 감독으로서 첫 장편 '보호자'를 내놓는다. 최대 장기인 액션을 중심으로 드라마, 코미디까지 다 잡은 '보호자'가 올여름 한국영화 대전 속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까.

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호자' 언론·배급 시사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배우 겸 감독 정우성, 배우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가 참석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배우 정우성'으로서 30번째, '감독 정우성'으로서는 처음 선보이는 영화 '보호자'는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과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수상에 이어 국내 개봉 전 해외 153개국 선판매를 기록했다.

감독이자 주연 배우 정우성은 10년의 수감 생활을 마친 뒤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고자 분투하는 수혁을 맡았다.

"매를 빨리 맞고 싶은 심정이었다"는 정우성은 "늘 완벽하게 준비된 도전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감독을 할 거라 말했지만 언제가 될지 저도 몰랐다"며 "'보호자'는 제가 연출할 기회가 돼 도전했다. 도전을 피하지 않고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의 시작부터 재밌는 시간이었다"고 짚었다.

정우성은 "흔하고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를 연출하는 방식에서 제 태도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정우성스러운 연출을 보이고 실행해 결과물로 만들어내야 했다. 도전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든다면 새로운 도전 의식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연출할 때 체력이 제일 힘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촬영했다. 출연과 연출을 병행해 버겁더라"라고도 전한 정우성이었다.

김남길은 무슨 일이든 처리해 주는 성공률 100%의 해결사, 일명 '세탁기' 우진을 연기했다. 김준한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 박유나는 우진의 파트너이자 폭탄 전문 킬러 진아로 분했다.

정우성이 "우진은 타인의 고통이나 감정이 중요하지 않다. 스스로 느끼는 재미에 충실하다"고 하자 김남길은 "우진은 남의 아픔은 중요하지 않고 내 이야기만 한다. 한때의 기억 속에 빠져 산다"고 보탰다.

김남길은 "수혁이 가져가는 상황은 진지하고 무거운데 우진이 흐름을 깨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우진이 어우러지지 않고 독단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했다. 현장에서 정 감독을 믿고 해 우진이 탄생됐다"고 돌이켰다.

"정형화된 해결사와는 달랐으면 했다. 외형적인 부분에서 진아와 붙었을 때 비슷했으면 했다"는 김남길은 "박유나가 정적으로 잡아주고 전 동적이어서 균형이 잘 맞았다"라고 전했다.

김남길은 "제가 느끼는 정 감독은 현장에선 되게 명쾌했다. 초반엔 숨 막힐 것 같았다고 예상했는데 편하게 해주셨다. 배우의 호흡을 알다보니 명확하게 가야할 길을 이야기해주셨다"며 "많이 위안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정우성에게 고마워했다.

김준한은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가 이야기를 앞서면 안 되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재밌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진지하게 주제를 전하면서 관객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기울인 노력을 언급하고는 "정 감독은 액션 장인이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항시 액션을 공부하고 준비해놔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유나는 "김남길 선배와 촬영하게돼 영광이었다. 나이 차이가 있다보니 어렵더라. 또래면 같이 이야기 나누며 편하게 할 수 있는데 너무나 대선배라 말을 쉽게 못 건넸다. 그런데 선배가 먼저 다가와 장난을 걸어주셔서 나중에서야 풀어졌다"며 "제가 보호자처럼 우진을 챙기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보호자'는 오는 1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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