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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얼마나 더 쳐야 하는 것일까.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이 3홈런 5타점으로 의미 있는 날을 보냈음에도 웃지 못했다. 팀이 역전패를 했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9일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프로데뷔 후 KBO 주관으론 처음 받는 상이었다. 한화 소속 선수 가운데선 5년 만에 배출된 월간 MVP다. 2018년 5월 정우람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일궈낸 수상이라 더욱 뜻깊다. 무려 26만6928표를 획득해 5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수상으로 상금 200만 원과 더불어 자신의 이름으로 모교인 경남중학교에 200만원 기부금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노시환의 한 방이 이번 수상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월에만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장타율 0.649(1위), 14타점(공동 5위)으로 활약했다.
이렇게 행복한 하루는 경기서도 이어졌다.
노시환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홈런 5타점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시작부터 대포를 펑펑 쏘아 올렸다. 0-0으로 맞선 1회초 2사에서 KT 선발 엄상백의 4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2경기 만에 때려낸 홈런이다. 시즌 24호.
다음 타석에서도 장타가 나왔다. 팀이 2-1로 앞선 3회초 1사 1, 2루에서 이번에는 엄상백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월 스리런 홈런(25호)을 그렸다. 노시환의 연타석 홈런은 개인 통산 5번째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도 큰 타구를 날렸다. 팀이 5-12로 패색이 짙던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노시환은 바뀐 투수 김영현을 상대로 솔로포(26호)를 때려냈다.
노시환이 한 경기서 3홈런을 신고한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앞서 2홈런은 7차례 있었다.
경기를 중계한 김태균 KBSN해설위원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몰아치기 정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계석에서 자신의 후계자의 한 경기 3홈런을 보며 감회에 젖은 모습이었다.
이날 노시환은 홀로 5타점을 책임졌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이다.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타점은 6타점이다. 이는 2021년 9월 17일 고척 키움전에서 나왔다. 당시 노시환은 4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을 올렸다.
문제는 이런 활약에도 웃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너진 마운드가 뼈아팠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펠릭스 페냐는 4⅓이닝 8실점(8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실점이다.
타선이 1회 2점, 3회 3점을 올리며 5-1로 앞서갔지만 4회 3실점, 5회 무려 6실점을 내주면서 허무하게 주도권을 뺏겼다. 결국 6-12로 패했다.
특히 외인 원투펀치가 나선 경기를 모두 내줬다는 부분도 아쉽다. 전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리카르도 산체스가 5이닝 7실점(6자책)으로 크게 흔들렸다. KT와의 주중 3연전 루징시리즈를 확정한 가운데 연패 숫자는 어느덧 4까지 늘어났다.
현재 타선에서는 노시환, 채은성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 선수가 무려 5타점을 올리는 데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너무나도 뼈아픈 부분이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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