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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팬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지 않을까"
일본 '풀카운트' 등 현지 복수 언론은 지난 9일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태풍 6호의 접근으로 관중 안전을 고려해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10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카눈'은 매우 강력한 태풍으로 일본 오키나와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이에 태풍 영향권에 포함돼 있었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는 지난 9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맞대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은 '돔'으로 비가 오던, 눈이 내리던 어떠한 기상 환경에도 야구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구장이다. 태풍 '카눈'이 직접 후쿠오카현을 강타한 것도 아니지만, 소프트뱅크가 경기를 취소하게 된 배경은 관중들의 '안전' 때문이었다.
PayPay돔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중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소프트뱅크는 태풍으로 인해 교통편에 영향이 생기고, 관중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기를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보다는 '팬'들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10일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상륙한 가운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키움 히어로즈 맞대결을 제외한, 잠실(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 인천(NC 다이노스-SSG 랜더스), 광주(LG 트윈스-KIA 타이거즈), 수원(한화 이글스-KT 위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가 모조리 취소됐다.
이에 홍원기 감독은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돔 구장이긴 하지만, 주차가 되지 않는다. 팬분들이 고척스카이돔을 오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팬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계속해서 홍원기 감독은 "관중 분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척돔까지 와야 한다. (수도권은) 9~10시가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 우려스럽다. 분명 큰 위험이긴 하다"며 소프트뱅크는 태풍의 영향을 고려해 경기를 취소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좋은 예인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물론 소프트뱅크가 발 빠르게 라쿠텐전을 취소할 수 있었던 배경은 따로 있다. 바로 PayPay돔이 후쿠오카시에서 관리하는 구장이 아닌 까닭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구단이 구장을 보유하고 있다. 즉 언제든 PayPay돔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었다.
고척스카이돔의 경우 서울시가 보유한 구단으로 경기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다. 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각종 콘서트 등이 일찍부터 일정이 잡혀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관중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경우에는 돔구장이라고 하더라도 경기 개시 여부를 고려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는 목소리를 냈다.
다행히 10일 고척 롯데-키움전은 태풍 카눈으로 인한 피해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리고 키움은 태풍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을 찾아준 팬들을 위해 장우산 2000개를 선물하며 팬들이 안전하게 야구를 관람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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