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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프로야구 '육성 신화'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를 뒤를 잇는 이시카와 슈타(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노히트 노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시카와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후쿠오카현 PayPay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투구수 127구, 4사사구(3볼넷 1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노히트노런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시카와는 지난 2013년 육성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소프트뱅크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육성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서 '유령 포크' 센가를 지명한 뒤 재미를 본 소프트뱅크의 '혜안'이 다시 한번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시카와는 2017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34경기에 등판해 8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 이듬해 42경기에서 13승 6패 6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활약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데뷔 초반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갔으나 2020시즌부터 본격 선발로만 경기에 나섰고,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2로 센가와 함께 소프트뱅크의 '원·투 펀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21시즌부터의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육성 출신으로 센가의 뒤를 이을 '에이스'로 성장할 것처럼 보였던 이시카와는 2021시즌 6승(9패), 2022년 7승(10패)에 머무르며 데뷔 초반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도 조금 아쉬운 모습이 이어지던 중 '노히트노런'이라는 일본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기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시카와는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크 페이튼에게 볼넷을 내주며 처음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2회 토노사키 슈타-데이비드 맥키넌-와타나베 켄토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다. 그리고 3회 다시 한번 2사후 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이시카와는 4회 페이튼-나카무라 타케야-토노사키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게 이날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뽑아내더니 5회도 군더더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6회 이날 세 번째 볼넷을 허용했지만, 노히트 투구를 이어갔고, 7회에는 땅볼 2개와 삼진 1개로 이닝을 매듭지은 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이부의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고, 마침내 노히트노까지는 아웃카운트 3개만 남겨두게 됐다.
가장 큰 위기는 어쩌면 9회였다. 이시카와는 9회 선두타자 히루마 타쿠야를 삼진 처리하며 노히트노런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갔는데, 후속타자 히라누마 쇼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시카와는 니시카와 마나야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나카무라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마침내 노히트노런을 완성했다.
이시카와의 노히트노런은 일본프로야구 역대 88명째이자 99번째로 기록됐다. 그리고 지난해 히가시하마 나오에 이어 소프트뱅크 구단에서는 2년 연속, 퍼시픽리그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 27일 코디 폰스(세이부)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이시카와는 '육성' 출신으로는 2019년 9월 센가에 이어 일본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이시카와는 "여러 운이 겹쳤고, 야수들의 도움을 받아서 기분 좋게 던질 수 있었다"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순간에 대한 질문에 "매 경기 노히트노런을 목표로 하다가 1회부터 안타를 맞았는데,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시카와는 "볼넷이 많아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점은 자신감으로, 나쁜 점은 반성하도록 하겠다"며 "이 순간은 잊을 수가 없다. 함께 해준 팬분들께 감사하다. 큰 성원이 분명 힘이 됐다. 정말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반대로 세이부는 '굴욕'의 기록을 모두 떠안았다. 세이부는 지난해 5월 11일 히가시하마, 6월 18일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이날 이시카와에게 노히트노런의 제물이 되면서 1940~1941년 이후 무려 82년 만에 2년 동안 3번의 노히트노런을 당하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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