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를 꿈꾼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키움 외야수 이주형(22)은 손사래 친다. ‘포스트 이정후’라는 얘기에 대해 부담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이주형의 재능과 운동능력을 보면 왜 LG가 아꼈던 유망주인지 알 수 있다. 군 복무까지 해결한 특급 신예. 본인의 의지와 별개로 이정후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주형은 38경기서 91타수 28안타 타율 0.308 3홈런 15타점 17득점 3도루 OPS 0.855 득점권타율 0.353이다. 멤버 구성이 완벽한 LG에선 역할이 제한적이었고, 퓨처스리그는 좁았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기대대로 포텐셜을 폭발한다.
특히 키움 이적 후 20경기서 76타수 24안타 타율 0.316 OPS 0.882 3도루. 주전 중견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풀타임을 뛰면 언젠가 3할에 20홈런 20도루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올 시즌 당장 3할은 가능한 분위기다.
컨택이 좋고, 빠른 발로 2루타를 만들어낼 줄 안다. 20일 고척 롯데전서는 삼진 3개로 주춤했고, 8일 롯데전서도 삼진 5개를 당하긴 했다. 타석에서의 수싸움, 임기응변능력은 당연히 경험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특유의 재능야구가 키움 팬들을 즐겁게 한다. 19일 고척 키움전서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1사1루, 볼카운트 1S서 2루를 훔쳤다. 롯데 배터리가 이주형의 스타트를 눈치챘는데 이주형의 주력이 워낙 빨랐다.
그러자 경기를 중계하던 2504안타 레전드, KBS 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은 웃으며 “빨라요”라면서 “이정후를 꿈꾼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루상에서만큼은 이주형이 더 나을 것이다. 이정후가 유일하게 부족한 게 루상에서의 움직임”이라고 했다.
사실이다. 이정후는 엄청난 공격력에 가렸을 뿐 수비력도 상당히 좋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동력은 돋보이지 않는다. 발이 느린 편은 아닌데 김혜성처럼 엄청 빠른 것도 아니다. 워낙 타격이 좋아서 도루 시도를 많이 할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이주형의 폭발적인 주력은 김혜성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홍원기 감독의 평가도 있었다.
키움이 올해 포스트시즌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빈말이라도 5강 얘기를 꺼내기엔 너무 멀리 돌아왔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이주형을, 그리고 LG로부터 받아올 최원태의 선물을 잘 키우고 잘 써야 한다. 이들과 함께 다시 밝은 미래를 도모해야 한다. 선수 잘 키우는 구단이지만 최근에는 누군가 팍 튀어나오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키움. 이주형만 보면 웃을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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