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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올 시즌 손흥민이 토트넘의 새로운 '캡틴'으로 선임됐다. 토트넘의 전설 위고 요리스에 이어 이제 토트넘에 '캡틴 손흥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손흥민은 어떻게 토트넘이라는 유럽의 빅클럽에서 리더가 될 수 있었을까. 그것도 제한이 많은 아시아인이다. 실제로 손흥민이 캡틴이 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많은 의구심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결국 손흥민의 주장 선임에 모두가 박수를 쳤다. 어떤 과정이 있었던 것일까.
영국의 '풋볼 런던'이 손흥민의 캡틴 선임 과정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이 매체의 설명에 따르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토트넘 선수들에게 미리 언질을 주지 않은 채 손흥민을 주장으로 발표했다. 이에 놀라는 선수들도 많았다. 일부는 충격도 받았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스타고, 토트넘에서 가장 오랜 기간 머문 선수 중 한 명이고, 또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다. 또 토트넘 내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있는 선수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은 선수였다. 주장으로 모자람이 없는 상황이지만 토트넘의 많은 구성원들이 손흥민을 리더로 보지 않았다.
대표적인 이유가 토트넘에는 베테랑 선수들로 구성된 '리더십 그룹(Leadership Group)'이 존재한다. 이 그룹에 속한 선수는 위고 요리스,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이었다. 손흥민은 31세임에도,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 중 하나였지만, 몇 년간 이 그룹에 속하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손흥민을 주장감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전 마우리시우 포체티노 감독 시절에는 요리스를 통해 팀의 분위기를 논의했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후에는 선수단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리더십 그룹이었다. 심지어 22세 젊은 선수인 올리버 스킵도 안토니오 콘테 감독 임기 마지막 기간에 이 그룹에 포함됐다.
하지만 손흥민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로운 주장으로 손흥민을 선임했을 때, 구단 내부와 외부에서 놀라움이 있었다. 손흥민의 이름을 말하자 모두가 잠시 대화를 멈췄다. 부주장은 신입생인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선임됐다. 이전 리더십 그룹에 포함됐던 선수들은 모두 제외됐다.
이유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리더를 추구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방향성이다. 기존의 리더십 그룹 멤버들을 모두 제외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했고, 이는 토트넘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다. 과거와의 확실한 이별이다. 새 시대의 중심에 손흥민이 위치했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악수와 포옹을 한 후 연설을 했다. 다가올 시즌, 훈련의 필요성 등을 연설했다. 자부심이 가득한 얼굴로. 그때 서야 동료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리더십 정의는 이렇다.
"리더십은 행동으로부터 나온다. 당신이 보여주는 모범이다. 당신이 훈련을 잘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무언가를 한다면, 그게 리더십이다. 모든 사람이 따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손흥민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을 표현한 것과 같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커룸은 코칭스태프의 방해가 없는 선수들만의 공간이 되기를 원했다. 선수들에게 모두 맡기는 것이다. 주장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진 상황이다. 손흥민이 팀의 성공 여부를 짊어진 셈이다.
특히 손흥민은 과거 팀의 전설인 케인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졌을 때, 팀의 중심을 잡으며 팀을 이끈 경험이 있다. 이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손흥민은 토트넘의 인기 선수를 넘어 토트넘에서 가장 적극적인 리더가 됐다. 이제 손흥민은 영향력 면에서도 '1인자'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되면서 일부는 놀랐겠지만, 최근 2경기를 치른 모습을 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정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모든 면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주장 선택 이유를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쏘니는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지도력을 갖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주장이 되기 위한 이상적인 선택이다. 모든 사람들은 쏘니가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라커룸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인기만으로 얻을 수 없는 찬사다. 진정한 리더에게만 할 수 있는 찬사다.
[손흥민,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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