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개봉 연기하고 치악산 명칭 변경하라" 요구
원주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및 손해배상 청구"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18토막 살인사건 괴담을 모티브로 한 공포영화 ‘치악산’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주시 시민단체도 개봉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원 원주시 구룡사신도연합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치악산' 제작사에게 개봉 중단과 함께 지역 이미지 타격 등 시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룡사신도연합은 “영화 개봉을 연기하고 제목과 영화 내 치악산 명칭을 변경하라"며 "치악산에서 발생하지도 않은 토막살인 괴담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인해 치악산 구룡사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원주시도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치악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을 그린 호러 영화다. 치악산에서 18토막난 시신 10구가 발견됐다는 괴담을 담았다.
원주시는 최근 칼부림 사고와 등산로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주민 불안은 물론 모방 범죄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또 치악산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농축산업계 및 관광업계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주시는 "영화 제작사 측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의 삭제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제작사가 이를 거부한 것에 대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도호엔터테인먼트 측은 28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현재 원주시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는대로 보도자료를 통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24일 원주시청을 찾아가 협의를 진행했다는 도호엔터테인먼트는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으며 주요 출연 배우 중 한 명이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재촬영 역시 불가한 상황인 점 양해해 주십사 요청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본편 내에 이미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가 기입되어 있는 점 안내하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도호엔터테인먼트는 해당 문구가 엔딩 크레딧에 위치해 있어 보다 많은 관객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영화 상영 후 바로 등장하게끔 재편집을 고려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역 이름을 가져온 영화 제목 중 2018년 경기도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 ‘곤지암’과 전남 곡성군 동명 영화인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치악산’은 내달 13일 전국 개봉예정으로, 런닝타임은 85분이며 15세 이상 관람가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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