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와는 다르네!”…패배 속에서도 선수 보호한 포스테코글루, "그들도 우리 토트넘의 선수들이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상승세였던 토트넘의 기세가 꺾였다.

토트넘은 30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펼쳐진 2023-24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64강에서 풀럼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5로 지며 탈락했다.

토트넘이 우승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았던 대회. 하지만 첫 경기부터 무너지며 탈락했다. 올 시즌도 토트넘이 무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선수들 체력 안배가 크게 필요 없는 상황. 또 토트넘은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하는 팀. 선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2라운드 본머스전과 비교해 선발 9명을 변경하는 로테이션을 사용했다. 캡틴 손흥민도 선발에서 빠졌다. 후반 손흥민 등 주전 선수들을 내보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토트넘은 개막 후 2승1무 무패 행진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위에 올랐다. 이 기세가 꺾인 것이다.

영국의 '더선' 등 언론들은 "토트넘이 16시즌째 우승이 없다. 리그컵은 토트넘이 우승 가뭄을 끝낼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토트넘 팬들은 더 강한 선발 라인업을 희망했을 것"이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비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토트넘의 모든 선수들이 토트넘 선수라는 자긍심과 소속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항변했다. 후보 선수도 토트넘을 위해 뛸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분명히 결과는 실망스럽다. 컵대회에서 탈락했다. 최고의 상태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응집력이 부족했다. 후반전에 뒤집을 수 있는 순간이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우리는 선을 넘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밤 많은 소년들이, 그들의 시즌 첫 시작을 알렸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좋았다. 팀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을 보여줬다. 우리는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선수들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경기가 아닌 다른 기회는 없다. 그들 역시 우리 토트넘의 선수들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 그들이 색다른 에너지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했다. 컵대회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관점에서 발전을 위한 선수들, 그 선수들에게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토트넘에 있는 이유다. 그들은 단지 숫자를 채우기 위해 토트넘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계속해서 열심히 훈련했고, 이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패배 후 많은 비판 속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을 보호했다. 선수들에게 비판이 가지 않기 위해 자신이 전면에 나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수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전임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콘테 감독은 지난 3월 사우스햄튼과 3-3으로 비긴 후 "토트넘 선수들이 지금 상황에 익숙하다. 선수들은 중요한 걸 위해, 압박감을 갖고 뛰려고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도 원치 않는다. 쉬운 길로 가려고 한다. 이런 정신력, 태도, 헌신으로 무엇을 위해 싸우겠다는 건가? 이기적인 선수들이 보인다. 난 정말 화가 난다"며 공개 질타한 바 있다.

공개적으로 선수들을 비판한 감독. 선수들은 감독을 신뢰하지 않았고, 팀은 산산이 조각났다. 이 발언은 콘테 감독의 경질에 큰 역할을 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토트넘-풀럼 경기 사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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