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탈꼴찌 경쟁이 더 치열하다?
어쩌다 보니 상황이 그렇게 됐다. 3일까지 삼성이 49승64패1무(승률 0.434)로 8위, 키움이 51승70패3무(승률 0.421)로 9위, 한화가 44승61패6무(0.419)로 최하위다. 승패마진이 각각 -15, -19, -17. 선두 기준 게임차는 오히려 9위 키움이 10위 한화보다 선두와 멀다. 키움이 한화보다 13경기를 더 치르면서 벌어진 일이다.
결국 현 시점에서 세 팀은 2경기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2~3연승, 2~3연패가 한번만 나와도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다. 이 팀들의 현실적 목표는 탈꼴찌다. 이미 공동 4위 KIA, NC와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다.
아무래도 삼성과 한화가 급하다. 키움은 최원태(LG) 트레이드로 사실상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치르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한화는 5강을 목표로 삼고 시즌을 시작한 팀이다. 그러나 삼성은 줄부상과 불펜 약세, 한화는 타선의 한계 등으로 결국 후반기 들어 처진 상태다.
삼성은 전통의 명가지만, 삼성라이온즈파크 이전 이후 암흑기다.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은 한 차례(2021년) 뿐이었으나 그렇다고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무르면 구단의 흑역사를 새롭게 쓰는 셈이다.
꼴찌를 밥 먹듯 하던 한화도 올해만큼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외부 FA를 세 명(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이나 영입하면서 리빌딩이 아닌 윈나우 노선을 택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사령탑을 교체한 것도 성적을 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이런 상황서 최하위로 처지는 건 예년의 최하위와는 느낌이 또 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시즌을 포기한 키움도 최하위에 관대한 건 아니다. 키움은 구단 특성상 수많은 스폰서와 연동돼 돌아가는 구조다. 최하위에 그치면 좋은 영향을 미칠 리 없다. 삼성이나 한화보다 오히려 부담이 적긴 하다. 그러나 삼성이나 한화보다 훨씬 많은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확률상 최하위 가능성이 삼성이나 한화보다 높다. 전력만 봐도 세 팀 중에서 가장 처진다.
세 팀의 탈꼴찌 싸움이 정규시즌 마지막 1개월을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아울러 세 팀이 자연스럽게 분전해 4할대 승률을 유지하면, 그만큼 나머지 7개 구단에 건전한 긴장감을 안기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고춧가루부대가 한 팀도, 두 팀도 아닌 세 팀이라면 선두 다툼, 4~5위 다툼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당장 키움이 지난 주말 2위 KT와의 홈 3연전을 스윕했고, 한화가 선두 LG를 적지에서 주말 2경기를 모두 잡았다. 선두권 팀들이 나란히 연패에 빠진 상태다.
가장 근래의 4할대 최하위팀은 2018년의 NC였다. 당시 시즌 초반부터 급격히 추락하면서 초대 감독이 물러났으나 시즌 막판 분전, 58승85패1무로 승률 0.406을 기록했다. NC는 2019년 포스트시즌에 복귀했고 2020년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18시즌 막판의 분전이 출발점이었다는 시각이 있다. 당시 NC의 분전으로 중위권 경쟁도 막판까지 치열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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