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옛 총재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재현
특별전은 170개국 화폐 도안 볼 수 있어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백화점과 고층빌딩이 즐비한 서울 중구 도심을 지나면 이질적인 르네상스 양식 석조 건물이 눈에 띈다. 마치 유럽에서나 볼 듯한 고성 같은 모습 때문이다. 바로 1981년 국가중요문화재(사적)로 지정된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이다.
화폐박물관은 1912년 완공된 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도 100여년 전 외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내부는 몇 차례 복원공사 등으로 바뀌었다. 화폐박물관 안에 들어오면 고풍스러운 샹들리에와 대리석 등이 자리한다. 지금 모습은 1987년 원형복원 공사를 하면서 대리석 마감이 더해진 형태다.
이 건물은 1950년 6월 12일 한국은행이 창립되면서 한국은행 본점 건물이 됐다. 1987년 뒷편 신관 신축까지 본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했다. 이 후 2001년 한국은행 창립 50주년을 맞아 화폐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화폐박물관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을 지향한다. 총 2층과 13개 전시실로 구성된 상설전시장에서 화폐·금융·경제 관련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 전시하고 있다.
먼저 1층에선 한국은행이 하는 일과 중앙은행 제도, 화폐 제조 순환과정과 위변조 화폐 식별법, 상평통보 갤러리 등을 만날 수 있다. 1층 전시장 중앙엔 동전 피라미드가 마련돼 있다. 동전 피라미드 안에는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한국 공식 주화 6종이 있다.
화폐박물관 관계자는 “피라미드 안 동전은 모두 사용 가능한 실제 주화로 4400개 정도 들어있는데 총액이 72만5000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1층과 2층 사이엔 ‘중간 2층’이 있다. 이 공간은 옛날 한국은행 총재실과 옛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등이 있다.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가장 흥미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은행 총재실은 1987년 본관이 신축되기 이전까지 한국은행 총재가 업무를 수행했던 집무실을 재현한 공간이다.
옛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은 금융통화위원회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등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정책기구다.
1950년 6월 5일 금융통화위원회 첫 회의 장면을 재현한 그림도 있다. 해당 그림에는 당시 금융통화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했던 윤보선 대통령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금리 결정 등에 대해 설명해보기 좋다.
2층에선 주목할 공간은 기획전시실이다. 기획전시실에선 화폐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개최하는데, 지금은 ‘화폐 속 세계유산’이 진행 중이다.
화폐 속 세계유산 전시에선 170여개국 과거, 현재 화폐 도안을 확인할 수 있다. 책처럼 꽂힌 패널을 직접 뽑으면 된다. 일례로 프랑스 패널을 뽑아보면 프랑스 화폐엔 어린왕자 캐릭터와 작가 생텍쥐페리가 있다.
그 외에 수많은 국가도 대개 인물을 화폐 도안으로 채택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화폐 도안으로 채택된 인물은 바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다.
화폐박물관 관계자는 “인물이 가장 많이 사용된 이유는 동·식물과 달리 사람은 표정과 머리카락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화폐 진폐인지 위폐인지를 구분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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