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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 팬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다.
왜? 토트넘 팬들 입장에서 토트넘의 '전설'인 케인이 토트넘을 비하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전 소속팀에 대한 예의가 없다며, 존중을 하지 않았다며 케인을 '역적' 취급하고 있다.
도대체 케인이 무슨 말을 했길래?
유로 2024 예선을 위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후 처음으로 영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여기에서 토트넘 팬들이 흥분하는 논란의(?) 발언이 나왔다.
핵심적인 발언을 정리하면 이렇다.
"발전을 원한다면 최고 수준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세계 최고 선수들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위해 싸워야 한다. 내가 더 큰 무대에서 발전하고, 더 수준 높은 경기를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승 후보 중 하나로 UCL에 참가하는 것과 단지 조별리그 통과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토트넘에서도 승리하고 싶었지만 몇 경기 이기지 못하더라도 재앙까지는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매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이런 부분이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이적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압박감이 있다."
케인의 발언에 한마디라도 틀린 말이 있는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맞는 말이다.
왜 틀린 말 하나 없는 발언에 토트넘 팬들은 격분한 것일까. 정곡을 찔린 것이다. 반박할 논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분노밖에 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
케인의 발언은 분명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보다 더 나은 구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개인의 발전으로서도, 팀으로서도. 맞다. 반박의 논리, 논쟁의 여지가 없는 팩트다.
발전을 위해 최고 수준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더 높은 수준인 것은 세계 축구팬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UCL 우승을 위해 출전하는 클럽이고, 토트넘은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모두가 인정하는 빅클럽이다. 빅클럽에는 '빅경쟁'이 들어 있다. 승리의 의미와 기준도 당연히 다르다. 빅클럽 소속 선수들만이 느낄 수 있는 빅경쟁이다. 토트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것이라 설명했다. 그래서 빅클럽 소속 선수들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빅클럽에서 뛰기를 원한다. 당연한거다. 무엇이 잘못됐나.
리그컵과 UCL 결승에서 부진했으니, 토트넘이 우승하지 못한 게 케인 때문이라고? 그렇게 따지만 엘링 홀란드도 비난받아야 한다. 지난 시즌 UCL 4강부터 거의 한 게 없다. 골도 못 넣었다. 그런데 맨체스터 시티는 우승했다.
우승은 혼자 하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거다. 팀이 하는 거다. 또 결승까지 올라가는데 케인의 역할과 도움을 완전히 무시했다. 그리고 만약 케인이 없었다면 결승까지 갈 수 있었을까?
토트넘의 전설 출신이라고 해서 거짓말을 해야 하나. 토트넘 팬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대등한 구단이라고 표현했어야 했나. 상처로 받지 말고, 욕하지 말고, 오히려 현실로 듣고,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맞다.
토트넘에서 13시즌을 뛰고, 최다골을 넣은 전설이다. 토트넘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유명한 케인이다. 이런 그가 이런 말을 했다는 건, 토트넘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현실을 알려주는 거다. 자신의 전부였던 팀의 발전과 희망을 위해. 애정이 크기에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거다. 진짜 토트넘을 잘 알고 있기에.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을 굳이 비교하자면.
바이에른 뮌헨은 '절대명가'다. 유럽에 빅클럽은 많지만 '절대명가'는 손가락에 꼽힌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모든 팀들과 리그의 존중과 존경을 받는 팀들이 있다. 빅클럽이라 불리는 팀들과 클래스가 다른, 그야말로 '절대적인 팀'이다. 바이에른 뮌헨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등이 '절대명가'에 포함된다.
이 '절대명가'는 경외감이 들 정도로 찬란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1900년 창단한 바이에른 뮌헨. 분데스리가 우승 33회로 당연히 1위다. 지난 시즌까지 유럽 최초로 리그 11연패를 달성했다. 포칼컵 우승도 20회로 1위다. 분데스리가는 22명이 공 하나를 가지고 놀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하는 리그라고 표현된다.
UCL 우승은 6회로 독일 내 1위. 유럽 전체에서 레알 마드리드(14회), AC밀란(7회)에 이은 3위다. 리그-FA컵-UCL을 동시에 석권하는 '트레블'은 2회 달성했다. 유럽 축구 역사상 트레블 2회 달성한 클럽은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바르셀로나뿐이다.
발롱도르도 3명이나 배출했다. 게르트 뮐러, 프렌츠 베켄바우어, 칼 하인츠 루메니게다. 이중 베켄바우오와 루메니게는 발롱도르 2회를 수상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발롱도르는 그래서 총 5회다. 독일이 월드컵을 우승할 때면, 독일 대표팀 소속 대부분이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었다.
토트넘은 마지막 1부리그 우승은 1960-61시즌, 63년 전이다. 1950-51시즌을 포함해 총 1부리그 우승 2회. 마지막 우승은 2007-08시즌 리그컵, 16년 전이다. UCL 우승은 없다. 발롱도르 수상자도 없다. 냉정히 말해 절대 빅클럽이 아니다. EPL 빅6도 위태로운 팀. 다니엘 레비 회장의 이상한 전략으로 갈수록 힘이 줄어드는 클럽이다.
케인의 말 중에 틀린 말이 있는가.
[해리 케인.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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