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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야구→뛰는 야구' 팀 체질 개선 시도...'절반의 성공'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어, 앞으로 '뛰는 야구가 대세'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롯데가 키움을 꺾고 5위 KIA와의 승차를 6게임으로 좁혔다. 하지만 가을야구 진출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롯데가 올 시즌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다면 2018년부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쓴맛을 보게 된다.
롯데는 지난 겨울 유강남(4년 총액 80억 원), 노진혁(4년 총액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FA(자유계약)로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지만, 성적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가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뛰는 야구다.
롯데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느림보 야구'였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도루 시도와 가장 적은 도루를 기록한 팀이었다. 롯데는 2018년(도루 시도 10위, 도루 성공 10위), 2019년(도루 시도 10위, 도루 성공 10위), 2021년(도루 시도 10위, 도루 성공 10위), 2022년(도루 시도 9위, 도루 성공 10위) 모두 리그 최하위 주루 팀이었다. 그나마 가장 많이 뛰었던 2020년(도루 시도 8위, 도루 성공 5위)에도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라졌다. 시즌 초부터 적극적으로 뛰기 시작했고 도루 시도가 늘었다. 최근 몇 년간 운동신경이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며 기동력 야구의 기반을 마련한 결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김평호 코치, 전준 코치 등 주루 전문 코치들을 영입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결과 121경기를 소화한 현재 7년 만에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세 명이 나왔다. 2018년 손아섭(20도루)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김민석(15도루), 박승욱(14도루), 안권수(12도루)을 비롯해 고승민, 전준우, 황성빈(이상 8도루), 노진혁(7도루) 등 이제 롯데도 뛸 수 있는 주자들이 다양하게 생겼다.
그동안 롯데는 장타에 의존한 팀이었다. 지난해까지 이대호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기에 가능한 야구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이대호가 은퇴하면서 한동희에게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까지 침묵하며 팀 장타력은 최악이다. 롯데는 득점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 뛰는 야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롯데가 뛰는 횟수는 확실히 늘었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많이 시도한다. 하지만 아직 결과를 만들어 내기에는 미흡한 모습이다. 롯데는 올 시즌 121경기에서 118번(리그 6위)의 도루 시도를 했고 81번(리그 6위)의 도루 성공을 했다. 68.6% 도루 성공률로 LG(63.2%)와 함께 가장 낮은 성공률이다. 뛰는 횟수는 늘었지만, 성공률이 떨어진다.
과거 타 팀 관계자는 롯데의 야구를 보며 "롯데는 뛰지 않는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롯데도 뛴다'라는 인식이 상대팀에게 생겼다. 즉, 절반의 성공이라 볼 수 있다. 롯데의 뛰는 야구는 아직 눈에 띄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11년 만에 단일 시즌 3000 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도루의 시대를 열었다. 주자와 수비수 간의 충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베이스 크기가 커지면서 베이스 간 거리가 줄어들었고 주자는 그 어느 해보다 적극적으로 뛴다. KBO리그도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베이스 크기를 확대하고 피치클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뛰는 야구가 대세가 될 확률이 높다.
[뛰는 야구로 가능성을 보여준 롯데 /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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