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볼삼비가 너무 좋은 투수다.”
키움은 2024 신인드래프트서 1~3라운드 모두 2장의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1라운드 전준표(LG 선물, 투수)-김윤하(투수), 2라운드 이재상(KIA 선물, 내야수)-손현기(투수), 3라운드 이우현(삼성 선물, 투수)-김연주(투수)를 각각 뽑았다. 6명 중 투수만 5명을 뽑았다.
이번 드래프트는 전형적 투수 드래프트였다.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의 토미 존 수술과 더불어 내부적으로 젊은 투수육성이 매끄럽지 않다는 고민이 있었다. 홍원기 감독 체제에서 젊은 투수 여럿을 건졌지만, 여전히 1군의 확실한 동력은 부족했다. 그래서 상위라운드에서 집중적으로 투수력을 보강했다.
키움 이상원 스카우트팀장은 14일 드래프트를 마치고 “우리 구단의 문화에 잘 녹는 선수를 뽑으려고 노력했다. 정말 신중을 기했다. 타 구단의 동향, 세간의 평가 모두 고려했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1라운드서 뽑은 전준표와 김윤하에게 관심이 간다. 이상원 팀장은 “전준표는 150km을 찍는다. 힘으로 압도하는 투수다. 김윤하도 140km 중, 후반을 찍는다. A급 이상의 투수”라고 했다.
특히 장충고 우완 김윤하에게 관심이 간다. 1라운드 9순위를 떠나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조카이기 때문이다. 물론 키움이 이 부분을 고려해 뽑은 건 절대 아니다. 철저히 김윤하의 잠재력을 보고 뽑았다. 이상원 팀장은 “볼삼비가 너무 좋다”라고 했다.
실제 올 시즌 고교 공식대회 13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77, WHIP 1.03을 기록했다. 39⅓이닝 동안 사사구 16개에 탈삼진 51개였다. 이상원 팀장은 “볼삼비도 좋은데 완급조절에도 능하다”라고 했다. 투구에 대한 감각이 좋다는 얘기다.
김윤하는 구단을 통해 “1라운드에서 뽑힐 수 있을지 많이 걱정했는데 키움에서 지명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준 부모님에게 가장 감사하다. 지금까지 지도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이 기본기부터 다져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 팬들께서 보내주시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항상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했다.
박찬호 얘기가 안 나올 순 없었다. 김윤하는 “드래프트 전에 따로 연락을 받지는 않았다. 삼촌이 워낙 바쁘다 보니 자주 뵙진 못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좋은 조언을 해주시곤 했다. 한국 최고의 투수의 조카라는 이름표에 걸맞게 행동도 더 조심히 하고 더 열심히 하려 한다”라고 했다.
박찬호도 드래프트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윤하에게 축하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그는 “축하합니다. 김윤하 조카님. 야구선수 한다고 시작하던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커버린 녀석이 프로야구선수가 되네요. 어머니가 그렇게 열성적으로 따라다니더니 제대로 만들었네요. 엄마의 힘. 프로팀에 1차지명의 의미에는 분명함이라는 부담감도 있습니다. 키움에는 훌륭한 감독이 있으니까 엄마가 키운 아들 더욱 훌륭한 선수로 성장시킬 것 같습니다. 그 성장의 과정에는 모범, 노력, 강인함, 책임감,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이 늘 함께 자리하길 바랍니다. 김윤하 파이팅! 그런데 여러분 몇 년 후에 더욱 큰 선수가 나올 것입니다. 기대하세요. 그녀석이 누구의 동생이랍니다”라고 했다.
박찬호와 키움 홍원기 감독은 절친이다. 홍원기 감독은 이제 친구의 조카를 한 시즌 144경기라는 요리의 새로운 재료로 얻게 됐다. 좋은 선물을 받은 셈이다. 기본적으로 2군에서 담금질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지만, 키움의 특성상 싹이 보이면 과감하게 1군에 올려 기회를 줄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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