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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팀 동료들 조차 '의문'을 품게 만들었던 '미스터리'의 결과가 나왔다. 오타니 쇼헤이가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리면서 결국 시즌을 종료한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LA 에인절스와 동행도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복수언론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이도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복사근 부상으로 10일 짜리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2021년 본격 본격 '이도류'로 활약하기 시작, 타자로 155경기에 출전해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타율 0.257 OPS 0.965, 투수로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전설' 베이브 루스 이후 투·타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적을 손에 넣으면서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역사를 갈아치웠다.
'이도류' 활약 속에 오타니는 그해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작년에도 타자로 157경기에 나서 160안타 34홈런 95타점 90득점 11도루 타율 0.2743 OPS 0.875, 투수로 28경기에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반짝' 활약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올 시즌으로도 이어졌다.
오타니는 올해 타석에서 135경기에 출전해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타율 0.304 OPS 1.066, 마운드에서는 23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거두는 등 2021년 이후 2년 만의 MVP는 물론 올해는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향해 성큼성큼 전진해 나갔다. 특히 FA를 앞두고 있기에 오타니의 가치는 그야말로 수직 상승했다. 그러던 중 심각한 부상을 맞게 됐다.
# 팔꿈치 인대 파열부터 시작된 부상과의 악연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1⅓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투구를 펼치던 오타니가 몸에 이상 증세를 느껴 벤치에 신호를 보냈고,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던 까닭. 당초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교체하게 된 이유를 '팔의 피로'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진 결과는 우려했던 것 중 최악이었다.
에인절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더블헤더 2차전이 종료된 후 기자회견을 가졌고, 오타니의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올해는 더 이상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뜻까지 함께 곁들였다. 현시점까지 오타니는 팔꿈치 인대 파열의 치료 방법을 정하지 못했지만, 토미존 수술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오타니가 엄청난 '박수'를 받았던 이유는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소식을 접한 후 더블헤더 2차전에는 타자로 출전을 이어간 것과 계속해서 타석에 들어서며 아메리칸리그 홈런왕과 MVP를 향해 경기 출전을 거듭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큰 부상을 당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제는 타자로도 더는 시즌을 치를 수 없는 부상과 직면하게 됐다.
# 갑작스럽게 시작된 결장, 시즌 아웃까지 이어진 옆구리 부상
팔꿈치 인대 파열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치러나가던 오타니가 본격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은 지난 4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이 끝난 뒤. 오타니는 이튿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유는 훈련 과정에서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필 네빈 감독을 비롯해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으며, 곧 타석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현실은 달랐다.
오타니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해 보였다. 오타니는 6일 경기에 앞서 진행된 단체 사진 촬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까닭. 에인절스는 구단 직원 중 한 명에게 오타니의 유니폼을 입혀 대역을 맡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빈 감독은 오타니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고, 곧 돌아올 것이라는 말만 거듭 반복했다. 그렇게 결장이 길어지던 중 오타니가 선발 라인업에 드디어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는 지난 1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앞서 선발 명단에 포함되며 부상을 털어내는 듯했다. 그런데 경기 개시 2시간 30분을 앞두고 에인절스의 선발 명단이 변경됐고, 오타니의 이름은 지워졌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옆구리 통증이 말썽을 일으킨 탓. 이번에도 사령탑은 오타니를 부상자명단에 올릴 생각이 없으며, 그가 그라운드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깨끗해진 오타니의 라커룸, 동료들도 전혀 알지 못했다
부상으로 결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전날(16일)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에인절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의 라커룸이 깨끗하게 정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기자들은 물론 팀 동료들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브렛 필립스는 "오타니는 어디 갔나?"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에인절스는 오타니와 관련된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내일(17일) 상세한 내용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결국 시즌 아웃으로 연결됐다. 'MLB.com'은 17일 오타니의 부상자명단 등록 소식과 함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MLB.com'은 "오른쪽 팔꿈치 인대 부상을 당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타당하다"며 "오타니는 UCL 파열로 수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8년과는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피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곧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오타니와 에인절스의 동행은 끝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제 오타니가 FA를 앞두고 있는 까닭.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타니와 에인절스는 연장계약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오타니 또한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불발에 거듭 불만을 토로한 바 있는 만큼 이들의 동행은 여기서 종료될 전망.
그래도 오타니는 홈 최종전에는 팬,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에인절스타디움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프 플레처는 "오타니의 최신 소식"이라며 "페리 미나시안 단장과 필 네빈 감독은 '오타니가 홈 최종전에 유니폼을 입고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이들의 동행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MLB.com'은 "오타니는 오프시즌 FA로 향하기 때문에 에인절스에서의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오타니는 옆구리와 팔꿈치 부상 치료에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과연 오타니가 시즌이 종료됐을 때 어떠한 구단과 손을 잡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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