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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드디어 무안타의 침묵을 깼다. 경기 초반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호수비를 펼치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등 팀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반면 부상을 털어낸 최지만은 또다시 이적 후 첫 안타 생산에 실패했다.
김하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66에서 0.265로 소폭 하락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로 불릴 정도로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성큼성큼 전진하고 있는 김하성. 하지만 최근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체력적인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상황. 최근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정말 힘들다"며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을 말하기도.
김하성은 지난 14일 LA 다저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이후 한 경기 휴식을 취했으나, 전날(16일)은 6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때문에 월간 타율은 0.16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플레이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은 빈 말이 아니었다.
전날(16일) 김하성은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1개의 볼넷을 얻어냈고, 발목이 꺾이는 상황 속에서도 시즌 36번째 도루를 만들어내며, '전설' 스즈키 이치로 이후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역대 두 번째 40도루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리고 18일에는 안타와 볼넷까지 김하성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냈다.
# 5경기 만에 만들어낸 '멀티출루'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지만, '눈'에는 부진이 없듯 김하성은 1회부터 좋은 선구안을 뽐냈다. 김하성은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오클랜드 선발 메이슨 밀러와 맞붙었다. 김하성은 밀러와 1B-2S의 불리한 상황에 카운트에서 볼을 걸러내고, 파울을 만들어내는 등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김하성의 출루는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김하성은 후속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우익 선상 2루타에 3루 베이스를 밟으며 스코어링 포지션에 안착했다. 여기서 후안 소토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파고들며 샌디에이고의 선취점을 만들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의 결과는 조금 아쉬웠다. 김하성은 2-0으로 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루이스 메디나와 맞대결을 가졌다. 김하성은 메디나의 볼 3개의 걸러낸 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 한 개를 지켜보며 3B-1S의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는데, 5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97.1마일(약 156.3km) 직구를 공략했으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라면 정타를 만들어냈을 타구였기에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김하성은 두 번째 타석에서 아쉬움을 세 번째 타석에서 말끔하게 씻어냈다. 김하성은 2-1로 추격을 당한 3회초 2사 1루에서 다시 한번 메디나와 격돌했고, 이번에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몸쪽을 파고드는 94.3마일(약 151.8km) 싱커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김하성의 방망이 안쪽에 맞은 타구는 2루수 방면으로 떠올랐고, 잭 겔로프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빗맞은 안타를 뽑아내며 무안타의 침묵을 끊어냈다.
이번에도 김하성의 출루는 샌디에이고의 득점으로 직결됐다. 김하성의 안타로 만들어진 1, 3루 찬스에서 샌디에이고는 타티스 주니어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기회로 확장시켰고, 소토가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하면서 한 점을 더 달아나 3-1로 간격을 벌렸다.
김하성은 이후 타석에서 추가 안타 또는 출루 없이 경기를 마쳤다. 김하성은 5-1로 앞선 5회초 2사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바뀐 투수 이스톤 루카스에게 파울팁 삼진을 당했고, 8회초 1사 주자 없는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석에서의 임무는 마쳤을지 모르지만, 9회말 수비는 압권이었다. 샌디에이고가 5-2로 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닉 알렌이 친 타구가 2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김하성이 전력 질주해 타구를 잡아냈고, '백핸드 글러브 토스'로 잰더 보가츠에게 공을 건네는 센스 넘치는 수비는 수비를 선보였다. 병살타로 연결되지 않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감탄을 자아내기에는 충분했다. 안타를 막아낸 김하성의 수비에 힘입은 '마무리' 조시 헤이더는 3점차 리드를 지켜냈고, 김하성은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 한 달 만의 복귀. 출루엔 성공했지만, 또 나오지 않은 안타
올해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가 돼 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최지만은 지난달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이 끝난 뒤 갈비뼈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오랜 공백기 속에 지난 6일부터 재활 경기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한차례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현지 언론에서 최지만이 재활 경기를 치르던 중 발목 골절상을 당했다고 보도한 것. 그러나 다행히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리고 재활에 착실하게 임한 최지만은 전날(16일) 빅리그으이 부름을 받았다. 최지만은 콜업과 동시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날 김하성과 함께 동반 출격했다. 1루수, 6번 타자.
최지만은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뒤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침묵했는데, 이날도 마찬가지로 안타를 생산하지는 못했다. 일단 시작은 좋았다. 최지만은 2-0으로 앞선 1회초 2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오클랜드 선발 메이슨 밀러를 상대로 김하성과 동일하게 볼넷을 얻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침묵이 이어졌다.
최지만은 3회초 2사 1루의 두 번째 타석부터는 루이스 메디나와 맞붙었고, 1B-2S에서 5구째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커브를 공략했으나,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4회 무사 1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는 메디나와 7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7구째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징업에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더는 최지만에게 기회는 제공되지 않았다. 최지만은 6회말까지 경기를 치른 뒤 7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기에 앞서 가렛 쿠퍼와 교체되면서 샌디에이고 이적 후 8경기 연속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 아직 끝나지 않은 가을야구의 꿈. 3연승 질주
샌디에이고는 경기 초반부터 잡은 주도권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놓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1회 선두타자 김하성이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튼 후 타티스 주니어의 2루타로 만들어진 무사 2, 3루에서 소토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 잰더 보가츠가 달아나는 적시타를 쳐 2-0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오클랜드도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오클랜드는 3회초 닉 알렌의 2루타, 토니 켐프의 안타로 1, 3루 기회를 손에 넣었고, 라이언 노다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샌디에이고의 뒤를 쫓았다. 그러자 샌디에이고는 4회초 공격에서 소토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2점차 간격을 유지했다.
샌디에이고가 오클랜드의 추격을 확실하게 뿌리친 것은 6회였다. 샌디에이고는 루이스 캄푸사노의 몸에 맞는 볼, 트렌트 그리샴의 볼넷으로 마련된 찬스에서 브렛 설리반이 1루수 방면에 땅볼을 기록했는데, 여기서 오클랜드의 실책이 2개가 발생하면서 간격을 5-1까지 벌어졌다.
오클랜드는 6회말 겔로프가 추격의 솔로홈런을 가동했지만, 벌어진 간격을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6회 이후 실점 없이 오클랜드 타선을 묶어내면서 5-2로 승리, 3연승을 내달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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