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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토트넘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26)가 순식간에 그라운드 반대편 골라인까지 달려왔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6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2-1로 이겼다.
토트넘은 이날 정규시간 90분이 지날 때까지 0-1로 끌려갔다.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마노르 솔로몬 등 선발 공격진의 슈팅은 셰필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앞서 치른 4경기에서 3승 1무 상승세를 달린 토트넘은 첫 패배를 당할 위기였다.
하지만 추가시간이 10분 주어지면서 토트넘의 마지막 공세는 계속 이어졌다. 후반 막판에 들어온 이반 페리시치와 히샬리송이 동점골을 합작했다. 추가시간 8분에 페리시치가 올려준 코너킥을 히샬리송이 헤더골로 마무리했다. 98분이 되어서 1-1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추가시간 10분에는 히샬리송의 패스를 받은 데얀 쿨루셉스키가 오른발로 역전골을 넣었다. 손흥민, 벤 데이비스, 파페 사르 등 토트넘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쿨루셉스키에게 달려갔다. 사실상 경기가 끝났음을 확신했다. 셰필드 선수들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쿨루셉스키와 토트넘 선수들이 뒤엉켜 세리머니를 하던 순간,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비카리오 골키퍼의 모습도 포착됐다. 반대편 토트넘 골문을 지키던 비카리오는 극적인 역전골을 보자마자 전력질주해 셰필드 골라인까지 뛰어왔다. 그리곤 토트넘 홈팬들 앞에서 더 큰 함성을 유도했다.
축구장 골라인과 골라인 사이의 최소 거리는 100m이다. 비카리오 골키퍼는 약 100m 거리를 순식간에 달려와 골 세리머니에 합세했다. 그리곤 다른 선수들이 기뻐하는 걸 지켜보고 재빨리 제자리로 돌아갔다.
골키퍼가 골 세리머니에 합세하는 건 자주 볼 수 없는 일이다. 골키퍼 위치로부터 상대편 골문까지의 거리가 멀다는 점도 있지만, 혹여나 골 세리머니를 하고 복귀하다가 상대의 롱킥에 실점을 허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례가 종종 나왔다. 비카리오는 짧고 굵게 세리머니를 즐기고 토트넘 골문을 끝까지 잘 지켰다.
비카리오는 셰필드전 승리 후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하며 “끝까지 역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비카리오는 지난여름 이적시장이 열렸을 때 이탈리아 엠폴리에서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한 이탈리아 대표팀 골키퍼다. 토트넘 입단 직후 1순위 골키퍼 자리를 꿰찼다. 개막 후 모든 리그 경기에 풀타임 출전했다. 기존 베테랑 골키퍼 위고 요리스(36)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이유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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