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항저우 아시암게임(AG) 대표팀의 '에이스'가 될 것으로 보였던 구창모(NC 다이노스)가 대표팀에서 낙마한 가운데 이의리(KIA 타이거즈) 또한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는 2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24명 중 부상 혹은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 2명에 대해 교체를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교체 대상은 지난 7월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부상을 당해 봉합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이 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왼팔 척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고 오랜 재활 끝에 마운드로 돌아와 지난 19일 KT 위즈 2군을 상대로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친 구창모(NC 다이노스)였다.
KBO는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조계현) 및 대표팀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지난 6월 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24명의 대표팀 명단 발표 직후부터 부상 및 재활, 회복 중인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했고 이정후, 구창모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선수들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김성윤, 김영규로 각각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정후를 대신할 선수인 김성윤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선택을 받았다. 발이 빠른 코너 외야수인 김성윤은 올해 97경기에서 72안타 2홈런 27타점 38득점 19도루 타율 0.312 OPS 0.754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류중일 아시안게임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의 눈을 사로잡았다.
구창모 대체자로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79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김영규가 선택됐다. 김영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등 KBO리그 통산 218경기에 등판해 16승 20패 1세이브 42홀드 평균자책점 4.61, 올해는 '셋업맨'으로 59경기에 나서 2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3.34로 김성윤과 마찬가지로 개인 최고의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오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실시, 본격 담금질에 나선다. 24일에도 마찬가지로 훈련을 진행한 뒤 26일 상무 피닉스와 연습경기를 치르고, 다시 한차례 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춘 후 28일 중국 항저우로 건너가 본격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대표팀 소집과 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부상자들의 대체 선수들까지 정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류중일호의 엔트리는 '확정'이 아니다. KBO가 한가지 조건을 단 까닭이다. KBO는 22일 김영규와 김성윤의 추가 합류 소식을 전하면서 "전력강화위원회는 두 선수의 교체 외에, 다른 대표 선수 중 부상의 영향으로 경기력이 저하됐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몸 상태를 면밀히 살펴 추가로 교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KBO가 이 같은 조건을 내건 이유는 이의리와 장현석(LA 다저스) 때문. 이의리는 최근 손가락 물집 증세로 인해 1군 엔틀에서 말소된 바 있고, 장현석은 다저스와 국제아마추어 계약을 맺은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부상을 의심캐 만들었다. 구창모가 부상을 털어내고 실전 경기에 등판했지만,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교체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현시점에서 장현석은 최근 연습경기에 등판해 150km의 빠른볼을 뿌리며 우려를 지웠지만, 이의리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류중일 감독 또한 이의리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 그런데 부상 복귀전에서 상당히 아쉬운 투구를 남겼다. 자칫 대표팀에서 빠질 가능성이 놓이게 됐다.
투구수에 제한을 둔 상태로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1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2피안타 3사사구(2볼넷, 1사구)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1회는 깔끔했다. 이의리는 2점의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1회말 이진영-최인호-노시환까지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군더더기 없는 스타트를 끊으며, 부상의 우려를 털어내는 듯했다. 하지만 문제는 2회였다.
이의리는 3-0으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 닉 윌리엄스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후속타자 채은성에게는 몸에 맞는 볼을 헌납하며 갑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태연에게는 3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에 놓였고, 정은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이의리는 이어지는 1사 1, 3루에서 이도윤에게 2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고, 이는 병살타로 이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아낸 후 유격수 김규성의 송구 실책이 발생했다. 3루 주자의 득점은 어쩔 수 없었지만, 2개의 아웃카운트를 한 번에 쌓을 수 있는 기회가 1사 3루가 됐다. 이의리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고, 최재훈에게 볼넷을 내준 후 윤중현과 교체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윤중현은 첫 타자 이진영을 유격수 직선타로 돌려세웠지만, 포수 김태군의 포일에 이어 최인호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이의리가 내보낸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았고, 실점은 5점까지 수직 상승했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투구 내용은 분명 아쉬웠다. 평균 140km 후반에 이르는 빠른 볼을 뿌리는 이의리의 이날 직구 구속은 최고 144km에 불과했다.
KBO에 따르면 야구 대표팀의 엔트리는 오는 30일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구창모가 건강하게 마운드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교체를 단행한 가운데, 이의리는 몸 상태와 경기력은 여전히 물음표다. 류중일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어떠한 판단을 내리게 될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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