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지독한 불운이 지배하는 시즌이다.
KIA는 어떻게 보면 올해 참 안 풀린다. 개막과 함께 나성범과 김도영을 사실상 동시에 잃었다. 외국인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는 구위형 투수라는 평가에도 불안한 행보를 거듭하다 7월 초에 나란히 아웃됐다.
주전 3루수이자 에너자이저, 리그 최고 클러치히터 없이 62경기를 치렀다. 불운이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은 프런트, 실질적으로 전임 단장의 실책이다. 이 여파로 팀이 여러모로 탄력을 못 받았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 크고 작은 부상자, 몇몇 선수의 예상 밖 부진 등이 겹쳐 6월 말까지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그래도 불펜과 외야 뎁스가 좋아지면서 최대한 버텨냈고, 7월 들어 외국인투수들 교체와 김태군 트레이드, 나성범과 김도영, 최원준 복귀 시너지까지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마리오 산체스의 부적응과 부상, 이의리의 어깨 및 굳은살 이슈,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손가락 부상, 토종에이스 양현종의 부침 등이 있었다. 최원준은 부진에 시달리다 타격 페이스를 올릴 시기에 항저우아시안게임으로 간다. 이의리와 최지민의 차출도 KIA로선 악재다.
결정적으로 나성범 시즌아웃이란 대형 악재가 터졌다. 10일 광주 LG전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발가락을 강타당해 한동안 수비를 제대로 못한 건 애교였다. 19일 광주 LG전서 2루에서 3루로 주루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0~12주 진단을 받았다.
KIA는 최근 7연패했다. 9연승 이후 2연패, 3연승, 7연패다. 결국 9연승의 후유증에 제대로 걸려들었다고 봐야 한다. 타자들의 페이스가 9연승 이후 확연히 꺾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부상자들 이슈와 결합하며 팀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이제 김종국 감독이 다시 주목을 받는 시간이다. KIA는 7연패했으나 9연승 때 승률을 끌어올린 덕분에 5위 SSG에 단 1경기 뒤졌다. SSG의 후반기 경기력은 디펜딩챔피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쁘다. 이것도 KIA로선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외부의 요행으로 5강에 가길 기대하면 안 된다. 행운과 불운도 실력이며, KIA로선 KIA의 힘으로 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이른바 5강 출구전략이 요구되는 시기다. 나성범과 최원준 공백은 이우성, 이창진, 고종욱이 십시일반으로 메워야 한다. 이의리 공백은 황동하, 김기훈, 김건국 등 대체 선발들이 계속 메울 전망이다.
마운드에선 산체스의 페이스 회복과 함께 최지민 공백과 임기영의 과부하에 대비하는 플랜B가 나올 것인지 관심사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3경기를 남겨둔 상황. 전력을 잘 정비하고 플랜B를 잘 짜면 5강 진입이 불가능한 건 절대 아니다. 2위 KT와의 7경기, 5위 SSG와의 30일~내달 1일 인천 2연전이 최대 분수령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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