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저는 후배들 뒤에서…”
KIA 타격장인 최형우(40)의 꿈(?)은 올해도 이뤄지지 않을 분위기다. 2022년 1월 김종국 감독 취임식 이후 내놓았던 이 얘기는, 자신이 더 이상 주연이 되기보다 뒤에서 후배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 게 마침맞다는 의미였다.
나성범이란 새로운 기둥이 6년 150억원 FA 계약으로 새롭게 왔고, 황대인이란 신형 거포와 전주 개인훈련을 하며 가능성도 봤다. 김선빈이란 또 다른 베테랑, 박찬호와 김도영의 성장 기대 등 최형우가 ‘6번 타자’론을 주장할 수 있는 배경은 분명했다.
그러나 역시 야구가 마음대로 안 풀린다. 최형우는 여전히 팀의 기둥이다. 현 시점에선 더더욱 그렇다. 일단 2022시즌에는 최형우 본인이 부진했다. 나성범은 기대대로 제 몫을 했지만, 본인이 뒷받침이 안 됐다.
최형우는 2023시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여기에 김선빈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건재하고, 이우성을 재발견했으며, 박찬호는 골든글러브급 유격수로 성장했다. 김도영은 2년만에 기대대로 1군 레귤러 멤버로 안착했다. 김태군도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했다. 그렇게 KIA가 완전체 타선을 갖췄다.
오래가지 않았다. 나성범이 종아리, 햄스트링으로 이어진 두 차례의 강력한 부상으로 58경기만 뛰고 시즌을 마치는 불운을 맛봤다. 박찬호의 손가락 부상, 최원준의 부진 및 아시안게임 차출도 타선의 악재다.
올해도 최형우는 후배들을 제치고 꾸준히 4번 타순을 지켰다. 앞으로는 말할 것도 없다. 나성범이 빠진 이상 최형우가 실질적으로 나성범 몫까지 어느 정도 메워야 한다. 이우성과 이창진, 고종욱이 실질적으로 나성범의 공수를 십시일반으로 메우겠지만, 한계는 있다.
즉, 최형우가 지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마흔의 베테랑에게 시즌 막판까지 지치지 않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해달라고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도 KIA로선 썩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됐다. 부상, 아시안게임 차출에 7연패에 의한 6위 추락까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최형우가 힘을 내고 후배들의 힘까지 모아줄 시기다.
어쩔 수 없이 본인이 작년 1월에 내뱉은 그 발언은 꿈으로만 남았다. 올 시즌 118경기서 423타수 117안타 타율 0.300 17홈런 79타점 64득점 출루율 0.398 장타율 0.489 OPS 0.887 득점권타율 0.322. 결승타 14개로 오스틴 딘(LG)과 함께 리그 1위다. 최근 10경기도 타율 0.323 2홈런 5타점. 이렇게 잘 하니 KIA는 ‘기둥 최형우’를 원하는 게 당연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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